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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추미애 장관 아들’ 논란에 기름 붓는 민주당의 헛발질

등록 2020-09-17 18:17수정 2020-09-18 02:40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한겨레〉 자료사진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한겨레〉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치에 맞지 않는 황당한 발언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낙연 대표가 지난 9일 “국민들께 오해를 사거나 걱정을 드리는 언동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을 이어가더니, 급기야 추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에 비유하는 원내대변인 논평까지 나왔다. 말의 무게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여당 의원들의 안이한 대응이 민심을 더 자극하고 있다는 사실을 민주당만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추 장관의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위국헌신 군인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박 대변인은 “추 장관 아들이 군인으로서 본분을 다하기 위해 복무 중 병가를 내고 무릎 수술을 받았다”며 이를 안 의사의 ‘군인 본분 정신’을 실천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군인으로서 통상적 규정을 지켰다고 해서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안중근 의사의 헌신에 비유한 것은 터무니없는 과장일 뿐이다. 결국 박 대변인은 논평에서 ‘안중근 의사’ 대목을 삭제하고 “적절하지 않은 인용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며 사과했다. 집권여당의 대변인이 뻔히 보이는 여론의 역풍조차 예상하지 못하고 궤변에 가까운 논평을 내놓고 있으니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오죽하면 당내에서도 “군대 갔다 온 사람은 전부 안 의사라는 얘기냐. 지나치다”(강창일 전 의원)는 비판이 나오겠는가.

더 큰 문제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데 있다. 황희 의원이 처음 의혹을 제기한 당직병의 실명을 적시하면서 “도저히 단독범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가 사과를 한 게 불과 나흘 전이다. 그에 앞서 우상호 의원은 “카투사 자체가 편한 보직이라, 휴가를 갔냐 안 갔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했다가 사과했다. 그때마다 사건의 본질과는 관련이 없는 논란이 일었고 여론만 악화됐다.

추 장관 아들 논란이 갈수록 사실관계에 대한 냉철한 접근보다 소모적인 정치공방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민주당은 더이상 상식 밖의 발언으로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사실관계를 엄격히 짚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도 겸허한 자세로 귀를 기울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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