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지출 238조원 의결…1인 세부담 383만원으로 늘어
3년 연속 적자국채 발행
3년 연속 적자국채 발행
돈을 많이 쓰지 않는데도 주머니는 비어간다. 내년 정부 예산안이 이런 모양새다. 쓸 곳은 많은데 세금을 늘리지 않고 나라살림을 짜다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27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07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보면, 정부 예산의 중추를 이루는 일반회계 예산은 내년에 158조원으로 올해보다 6.1% 늘어난다. 특별회계와 기금을 포함한 총지출은 238조5천억원으로 올해보다 6.4% 늘려 잡았다.
이는 내년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경상성장률 예상치 6.7%(실질 성장률 4.6%)를 밑도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대비 등 정부가 해야 할 일이 많은데도 지출을 크게 늘리지 못한 것은 세입을 늘릴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년에 국민한테서 거둬들이는 국세는 올해보다 7.3% 늘어난 148조1천억원 정도다. 국민 1인당 부담액은 국세 304만원에 지방세까지 감안하면 383만원 수준으로 올해보다 20만원 가량 늘어난다.
그러나 이 돈으로는 씀씀이를 충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8조7천억원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3년 연속 9조원 안팎의 적자 국채를 발행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꼭 써야 하는 데 재원을 집중적으로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연구개발 분야는 9조8천억원으로 올해보다 10.5% 늘려잡아,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사회복지·보건 분야는 올해보다 10.4% 늘어난 61조8천억원으로, 총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4분의 1(25.9%)을 넘어선다. 국방비는 24조7천억원으로 9.7% 증가하고, 교육 분야는 30조9천억원으로 7.4% 늘어난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내년 예산은 미래 성장 잠재력 확충과 사회안전망 확충, 육아부담 완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국가채무는 올해 283조5천억원에서 내년에는 302조9천억원으로 늘어 처음으로 300조원대를 넘어선다. 내년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622만원이다.
황성현 인천대 교수(재정학)는 “지출 증가율이 높지 않은데도 재정이 적자를 보이는 것은 조세저항 때문에 세금을 늘리는 데 제약이 있기 때문”이라며 “고소득 자영업자에 대한 세원파악 강화 등 세입을 적정하게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진권 아주대 교수는 “내년 실질 성장률을 4.6%로 예측하고 예산을 짰는데 성장률이 4% 초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자칫 세입에서 구멍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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