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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환호 없이 도착해 무명용사 참배…대선주자 이재명의 조용한 첫날

등록 2021-07-01 11:26수정 2021-07-01 20:59

‘욕설사건’ 어머니 얘기엔 울컥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호는 없었다. 1일 오전 8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 도착한 이재명 경기지사가 홀로 하얀색 카니발 차량에서 내렸다. 30분 전 영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직후였다. 캠프의 조직총괄을 맡은 조정식, 비서실장을 맡은 박홍근, 수석대변인 박찬대, 수행실장 김남국 의원만이 미리 현충원에 도착해 이 지사를 맞았다. 지지자들과 국회의원들로 붐비는 다른 대선주자와는 다른 ‘조용한 대선 행보’였다.

이 지사는 이날 전직 대통령 묘역이 아닌 무명용사의 탑 앞에서 참배했다. 이 지사는 기자들에게 “세상은 이름없는 민초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며 “그러나 누군가는 이름이라도 남기지만, 누구는 이름조차도 남기지 못하고, 위패조차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고 말했다. 방명록에는 “선열의 뜻을 이어 전환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가겠습니다”는 글을 남겼다.

◎대선 출마 선언 뒤 국립현충원 찾은 이재명 지사

이날 이 지사는 시종일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려 노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최한 예비후보 상대 ‘국민면접 1탄’ 행사에 참석해서도 ‘친문 후보 단일화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저도 가능하면 연대하고 싶다. 잘 안되긴 하지만”이라고 웃으며 “경쟁에서 다수 참여해서 실력 겨루는 데 감안할 수 있는 방식이고, 충분히 이해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사 얘기가 나오자 울컥했다. 이 지사는 국민면접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형수 욕설사건’ 등 도덕성 문제 관련 질문을 받고 “제 부족한 점에 대해 용서 바란다. 죄송하다”며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했다. 그러면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이 지사는 “제가 가족에게 폭언한 건 사실인데 지금 다시 그 시절로 되돌아간다면 안 그러려고 노력하겠지만, 어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7남매에 인생을 바친 어머니에게 불 지르겠다고 협박해서 집에 못 가고, 심지어 어머니 폭행하는 일까지 벌어져서 제가 참기가 어려워서 그런 상황에 이르렀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서는 “좀 더 열심히 공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과거 얘기를 안 할 순 없겠지만, 그렇게까지 (말을) 많이 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지금 특수과외까지 받으면서 ‘열공’한다고 하는데, 국정이라는 게 그렇게 호락호락 쉽게 익혀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직은 (검찰총장을 그만둔 지) 100일 넘은 정도니까 좀 더 공부를 하고 채운 다음 발언 들어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오후엔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향했다. 민주당에서 희소한 ‘티케이(TK) 출신 대선주자’임을 강조하며 외연 확장에 나선 것이다. 이 지사는 첫 방문지로 안동을 택한 이유에 대해 “제 부모님, 조부모님 등 선영이 있는 고향이기도 하고, 태어나서 어릴 적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며 “정신적으로 보면 영남의 선비정신이 저의 모든 사회활동의 에너지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본선을 염두에 둔 이 지사는 당이 아닌 사람을 보고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지사는 “모두가 공정한 삶을 누리도록, 어느 지역을 편중되게 발전하거나 배제되지 않도록 할 사람이 누구인지 보고 그 점으로 판단해 달라”며 “어디에 속했는지, 입은 옷 색깔이 뭐가 중요하겠나. 국가와 국민 중심으로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북유교문화회관의 유림서원을 방문한 뒤 이육사 생가를 찾았다. 부모님 산소를 찾은 뒤 2일에는 전남도청에서 ‘경기도-전남 상생발전 공동합의문’ 체결식을 진행한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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