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이광재, 최문순, 정세균, 이재명, 양승조 후보.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예비후보들이 3일 첫 티브이(TV) 토론에서 세게 맞붙었다. 특히 대부분 주자들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을 두고 집중포화를 쏟아내며 ‘반이재명 연대’를 형성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10시30분 <한국방송>(KBS) 주관으로 열리는 첫 합동 토론회에서 질문은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집중됐다. 정세균 후보는 “기본소득 100만원 얘기했다가 재원대책 없다고 하니까 50만원으로 줄었다가 전날은 1번 공약이 아니라고 했다”며 “여론조사 1위를 달리는 후보가 신뢰를 줄 수 없는 공약으로 가면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겠냐”고 포문을 열었다. 박용진 후보도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증세 없이 50조원을 나눠줄 수 있다고 하고, 야당과 논쟁한 분이 제1공약이 아니라고 하면 국민은 뭐가 되느냐”며 “말을 바꾸고 정책적 신뢰를 얻지 못하면 불안한 정치인이라고 비판받는다”고 가세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기본소득은 가장 많은 관심이 있는 사안이기는 하지만 제가 아직 공약을 발표한 게 없기 때문에 1번 공약이라고 할 수 없다” “순차적, 단계적으로 도입한다고 말했지 바뀐 게 없다. 말 바꾸기는 일방적 생각” 등이라며 반박했다.
특히 박용진 의원이 기본소득 재원마련과 관련해 “조세감면, 세출 조정으로 50조를 만들 수 있는 건 무협지 수준”이라고 지적하자 이 지사는 “본인은 못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할 수 있다”고 맞받았다.
이낙연 후보는 이 지사의 최근 언행을 문제 삼았다. 이 후보는 “엊그제 이 지사가 안동에서 가서 영남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런 접근은 역대 민주당이 노력해온 것에 대한 정면 부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지사는 “발언 전체의 취지를 보면 (영남이) 과거 군사정권 시절 정치집단으로부터 실제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지 않으냐”며 “수도권만 집중돼서 혜택을 보지 않았느냐. 오해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경선 문제 관련해 본인과 다른 의원들을 향해 ‘약장수’라고 했다. 의원들에게 거친 표현을 쓰는 게 맞느냐”고 했고, 이 지사는 “후보를 얘기한 게 아니라 선동적 정치를 하던 시기를 지났다는 취지다. 전체 맥락을 봐달라”고 반박했다.
반면 추미애 후보는 기본소득 논쟁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기본소득은 집중된 부를 해소하기 위한 좋을 발제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배척할 게 아니라 민생에 손을 내미는 개념으로 본다면 어떻게 숙성할 거냐의 문제”라며 “거짓말쟁이나 말바꾸기 등의 표현으로 날 선 비판만 하는 것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보기에 유감이지 않을까. 그런 표현은 삼가해주십사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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