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7월30일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경기도청에서 이재명 지사와 만나 간담회를 갖기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권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에 대한 검증 문제를 놓고 이견을 표출했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관련 의혹이 여권 대선 후보 간 도덕성 검증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번진 모습이다.
이 지사는 지난 10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부인의 결혼 전 문제나 이런 것까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문제 삼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다”며 “가급적이면 본인의 문제로 한정해서 무한 검증을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부인이 부정한 행위를 했는데 비호했다면 후보 본인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지사의 발언은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건희씨의 결혼 전 직업을 둘러싼 논란,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을 가리킨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지사 쪽 관계자는 1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배우자에 대한 의혹 때문에) 윤 전 총장의 비전이 무엇인지, 본인의 콘텐츠가 무엇인지 등의 본질이 희석되고 덮여선 안 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검증에 대한 자신의 원칙을 밝힌 것이지만, 한편으론 ‘도덕성 검증’이라는 프레임을 강조하는 것이 자신에게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정책 언팩쇼'에서 정책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성 안전과 관련한 정책을 발표하기 위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이 지사에 대한 공세 강도를 높이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의 인터뷰 발언과 관련해 “제가 여러 차례 TV토론에서 말씀드린 바대로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은 국가의 얼굴”이라며 “대통령 가족도 사생활은 보호해야 옳지만, 위법 여부에 대해선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4차 TV 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의 사례를 보면서 이재명 후보와 겹쳐서 생각하는 당원들이 꽤 많이 있다”며 이 후보를 둘러싼 도덕성 논란을 상기시켰다. 이낙연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은 이날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혜경궁 김씨' 건과 본인의 논문표절 건으로 불똥이 튀는 걸 우려하는 건 아닐까?”라며 김건희씨를 향해 “든든한 호위무사가 생겨서 좋겠다”고도 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다시 일각에서 경선 연기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이런 시기에 선거인단 모집 등 행위를 하는 것이 국민, 당원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며 “지도부가 이미 경선 일정을 결정했기 때문에 그다음을 어떻게 할지 현명한 판단이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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