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경선 개표식에서 경선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오른쪽부터),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김두관 후보가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발표로 ‘6인 후보 체제’ 본경선이 시작됐다. 그동안 진행된 예비경선은 애초 흥행에 실패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국민 면접’과 ‘정책 언팩쇼’, 4번의 티브이 토론을 통해 ‘반이재명’ 전선이 구축되면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만큼 일단 흥행에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악재를 맞아 본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이날 모집이 마감된 민주당 경선 1차 선거인단은 모두 76만73명으로, 여론의 관심은 꽤 높은 편이다. 당내에선 추후 예정된 2~3차 선거인단 모집까지 합치면 지난 2017년 대선에서 최종적으로 모집한 220만명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주당 선관위는 지난 7일 ‘슈퍼 위크’ 제도 도입을 예고하는 등 본경선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기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8월7일부터 중원인 대전·충남을 시작으로 9월5일 서울까지 모두 11번의 권역별 순회경선을 하지만, 국민과 일반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는 모두 3차례(슈퍼 위크)로 나눠 공개할 예정이다. 11번의 권역별 순회경선 현장에선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발표된다.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가 공개되는 ‘슈퍼 위크’는 1차 8월15일(강원), 2차 8월29일(인천), 3차 9월5일(서울) 순으로 이뤄진다. 특히, 1차 슈퍼 위크에서의 결과가 ‘대세론’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각 후보 진영에선 선거인단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본경선의 최종 투표 결과는 대의원·권리당원·일반당원·국민 모두 1인 1표로 합산해 산출된다.
문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후보들은 이미 정리된 ‘경선 연기론’을 재점화하며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다. 여권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런 시기에 선거인단 모집 등 행위를 하는 것이 국민, 당원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된다”며 지도부에 다시 판단해줄 것을 요구했다. 정세균 후보 쪽도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경선 연기 없이 갈 경우) 드라마틱한 경선은 물 건너 가고 기존 1위 후보가 무난하게 당선되고 대선에서 무난하게 지게 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당 선관위는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고려한 경선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경선 방식은 컷오프를 통과한 6명의 후보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방역 지침을 준수하면서 경선 이슈를 가장 많이 전파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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