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추미애 후보가 22일 대전시 서구 대전시의회에서 대전·충남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유죄를 확정받고 지사직이 박탈되자 그 불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옮겨붙고 있다. 추 전 장관이 당 대표 시절이던 2018년 1월 네이버 댓글조작 관련 수사를 의뢰한 것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발단이 됐기 때문이다.
김두관 의원은 22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저는 같이 경쟁하고 있는 추미애 후보를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안 하나를 해결하지 못해서 윤 전 총장을 키워주고, 이번에는 드루킹을 고발해서 김경수 지사가 사퇴하게 됐지 않았냐”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누가 노무현 탄핵, 윤석열 산파, 김경수 사퇴 이렇게 3번 자살골을 터트린 ‘자살골 해트트릭 선수’라고 얘기하더라”고 직격했다. 추 전 장관이 이 사태를 책임질 필요가 있다고도 에둘러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정무적인 판단에 문제가 많았다고 생각한다”며 “판단을 추 후보가 할 일이지만 우리 당원이라든지 국민께서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도 추 전 장관이 “꿩은 못 잡고 바둑이 김경수를 잡고 말았다”며 조롱 섞인 얘기가 나왔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김 전 지사를 기소하는 데 크게 기여한 분이 민주당 대표였던 추미애 대표다. 용단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날 대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지사 수사와 관련해 “가짜뉴스 대책단에서 한 일이었고, 당시 대표가 저라는 것 뿐”이라며 “마치 제가 김 전 지사를 잡았다고 하는 것은 우리 세력을 분열시키려는 국민의힘 계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에서 단식하며 특검을 주장하길래 너무 정치적 의도가 노골적이고 뚜렷해 저는 끝까지 반대했다”며 “굉장히 순수한 김 전 지사가 ‘나는 당당하고 떳떳하니 특검을 안 받으면 마치 내가 죄가 있는 것처럼 또 몰고 갈 것'이라며 당당하게 특검을 받겠다고 먼저 결단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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