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서울 여의도에서 2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연합뉴스
원희룡 제주지사가 25일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을 되돌려놓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원 지사는 보수 정통성과 중도 확장성을 갖춘 후보임을 강조하며 코로나19 집중 지원 공약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원 지사의 출마선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원 지사는 ‘보수혁신’을 외쳐온 소장파 출신이라는 점과 지방선거 등 보수 정당 지형이 불리했을 때도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이겼던 이력을 강조하며 “높은 국민, 낮은 정부, 겸손한 권력으로 차원이 다른 대한민국을 열겠다”고 밝혔다. ‘클라쓰가 다른 나라, 차원이 다른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원 지사는 1호 공약으로 ‘100조원 규모의 담대한 회복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취임 직후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 발동으로 재원 100조원을 마련해 취임 1년 차에 50조원을 코로나19 피해를 받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에게 전액 지원하겠다는 게 공약의 뼈대다. 원 지사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 경선일정을 고려해 지사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원 지사는 도지사 사퇴시기에 대해 “경선일정이 나오면 (참가하면서) 도정을 동시에 수행하는 건 저의 책임 윤리에 비춰 적절치 않다”며 “조만간 마무리하겠다”고 언급했다. 원 지사의 대선 캠프는 김용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맡는다.
원 지사는 ‘정권심판론’도 강조했다. 원 지사는 “문재인 정권에서 자유가 고발되고, 법치가 파괴되면서 정권을 심판하라는 국민의 분노가 크다”며 “소득주도 성장, 임대차3법, 탈원전, 주52시간제, 집값 등 모든 것을 되돌리겠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또 “실패한 정권이 더 무서운 권력으로 연장되는 것을 막는 데 함께 해달라”며 “정권교체 대통령을 넘어 모두가 승복하고 미래로 전진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화상으로 기자간담회를 연 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원희룡과 윤석열 중 야권 최종 후보가 나올 것”이라며 “야권 후보로서 윤 전 총장을 높이 평가하고 존중한다. 혈혈단신으로 정권교체의 희망 불씨를 다시 살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원 지사는 “(야권 후보는) 보수 정통성과 중도 확장성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이 당 안에 있든 밖에 있든 당의 최종 후보는 저라고 자신한다. 정치, 행정 경험 모든 면에서 준비된 원희룡의 진짜 가치에 대해 국민들께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도 질의응답을 진행한 원 지사는 “대한민국 주역인 젊은 세대가 일상을 소통하고 즐기는 문화에 대해 체험을 통해 배우고자 한다”며 “서투르더라도 함께 하자는 뜻을 좋게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지난 5월부터 놀이공원 등 다양한 테마로 꾸민 ‘업글희룡월드’를 만들어 제페토 사용자들과 소통해왔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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