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네거티브 휴전’을 제안한 지 일주일을 맞은 15일, 이낙연 캠프가 ‘신상 검증은 네거티브가 될 수 없다’며 공세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번 주부터 매주 두 차례씩 열릴 토론회에서도 불꽃 공방을 예고했다.
이낙연 캠프는 이날 ‘일요 정례 브리핑’을 열어 “정책검증과 신상 검증을 나눠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검증은 검증”이라며 “신상 검증이 네거티브라고 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 인간이 정치를 하는 것이고, 인간됨, 정책적 실행력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캠프에서 티브이 토론 총책임자를 맡은 신경민 상임부위원장은 지난 11일 방송 토론에서 이 전 대표가 지적한 이 지사의 “비민주적 태도”를 재차 거론하며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선거에서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이 이렇게 약자와 지역 주민을 대하는 경우가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약자와 시민을 대하는 이재명 후보의 태도에 우려가 있다”면서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철거민들과 몸싸움”을 하고 “시민들을 향해 차마 입으로 옮길 수 없는 트위터 반응”을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언급한 영상과 트위터 등 내용에 대해 “전부 다 왜곡된 것”이라며 “철거민에게는 폭행을 당했고 그 사람들은 유죄판결을 받았다. 장애인 엘리베이터를 껐다는 건 이미 그들이 처벌받은 사안이다. 이런 게 진짜 네거티브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날 신 부위원장은 지난 2011년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판교 철거민과 충돌하는 영상을 언급하며 “(이 지사의) 철거민 폭행 영상 촬영자가 8월12일 트위터를 통해 이 자료는 경찰에 제출한 원본이라는 점을 밝힌다고 반론을 제기했다”고 했다. 이어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누리꾼과 나눈 대화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다. 신 부위원장은 “필요하면 자료를 언론에 제공하겠다”면서 “(이 지사가) 욕을 한 분을 일일이 찾아가서 사과해야 한다. (이 지사가) ‘거짓말이다, 왜곡이다’라고 거짓말을 하면 승복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신 부위원장은 2011년 성남시의회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이 지사가 시의원들에게 반말로 공방을 벌였던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날 이낙연 캠프는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경기도 산하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된 점도 ‘검증 포인트’로 짚었다. 이 지사와 같은 중앙대 동문인 황 씨는 지난 7월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 이 지사의 성장 과정을 언급하며 “빈민의 삶이지 않나. 그러면 그 주변에 욕하고 뭐 하고 이러니까 거칠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 이해하자”고 발언한 바 있는데, 그런 발언이 있었던 뒤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내정돼 보은성 인사가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황씨는 지난 2월 이 지사의 기본소득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으로부터 강하게 비판받자 “기본소득 정책의 최종 결정은 국민이 하고 정치인은 국민이 기본소득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신랄하게 토론해야 한다. 토론자에게 태도 운운하며 토론의 방향을 엉뚱하게 이끌지 말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기도 했다.
신 부위원장은 “이 문제가 다음 토론에서 중요한 주제가 될 것 같다”며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을 두둔한 사람이 관광공사 사장이 됐기 때문에 이야기가 나온다. 황 내정자가 (이 지사가) 가난하고 어려워서 욕설을 했다는 이해의 멘트를 했는데, 더는 안 들었으면 한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모욕이다”라고 했다.
노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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