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 6월2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단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사단법인 이사장과 석좌교수에서 물러나는 등 본격적인 대선 등판을 예고했다.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을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제3지대’ 터잡기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부총리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이사장직과 한국방송통신대 석좌교수직에서 물러났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제 행보를 감안할 때 직을 계속 맡는 게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부총리는 <대한민국 금기깨기>라는 책 출간 뒤 강연 활동에 나서는 등 잠재적인 대선 주자로 거론돼왔다.
국민의당도 김 전 부총리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문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3지대 플랫폼으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김 전 부총리”라며 “이번 주 중에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협상 결렬을 선언한 안 대표는 “제1야당만으로 정권교체가 힘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중도층 포지셔닝을 강조했고 “어떤 분이든 만나서 의논할 자세가 돼있다”고 말해 김 전 부총리와의 연대 가능성을 높였다.
권 원내대표는 “당헌을 개정해 (국민의당이) ‘열린 플랫폼’ 역할을 하면 좋겠다”고도 했다. “대통령선거일 1년 전까지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사퇴”해야 대선에 도전할 수 있다는 국민의당 당헌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제3지대 모색을 목표로 한 자연스러운 당헌 개정으로 이렇게 되면 안 대표 대선 도전의 걸림돌까지 제거할 수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의 대선 출마를 위해서는) 당헌당규 개정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원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제3지대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시비에스>(CBS)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가 가고자 하는 길과 안 대표가 가고자 하는 길이 서로 다르다. 안 대표는 옛날에 본인이 했던 시행착오를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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