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공모전 '나는 국대다 시즌2 with 준스톤' 결선심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당내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대중 정치인의 면모가 있다”면서도 “후보의 행보나 캠프 구성은 이와 다른 모양새로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솔직히 아쉽고 미진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지난 23일 사전 녹화돼 이날 공개된 지역 민방 9개사 특별대담에서 “윤석열 후보는 대한민국 어느 지역을 가서 손 흔들어도 화답해주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 강점을 살렸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경선 시작 전 대표와 일부 대선 주자들과 갈등이 불거진 것을 두고 “이준석이란 사람이 다소 언론 노출이 많고 관심을 많이 받다 보니 저랑 설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녹취록 공방을 벌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제가 정치를 할 수 있게 해준 분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고 정치적 기술을 알려준 분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고 정치적 철학을 공유한 것은 유승민 전 의원”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의 대선 역할론에 대해선 “김 전 위원장이 돕겠다고 하시면 버선발로 나가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제가) 흡수한 것을 바탕으로 그분이 실현하고자 하는 것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은 4·7 재보선 승장이고 경외심을 표한다”며 “어느 순간에는 (제가) 청출어람이란 단어에 맞게 (그를) 뛰어넘는 정치적 기술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국민의당과 합당에 대해선 “합당하겠다는 제 의지는 6월 이후로 한 번도 변함이 없다”며 “다만 질질 끌려서 일정이 가는 형태보다 국민의당이 지금 시점에 합당하는 게 불리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상황이 바뀐 뒤에 얘기해보자는 정도다. 맺고 끊음은 있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제1야당 역사상 첫 30대 대표인 그는 차기 대선 도전에 대해 묻자 “우스갯소리로 군대에서 제일 무서운 사람이 진급을 포기한 대령이다. 정치인이 지금의 위치보다 더 높은 곳, 강한 곳을 지향하지 않는다면 부끄러운 일”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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