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8일 “대한민국을 기득권 공화국에서 기회 공화국으로 완전히 바꾸겠다”며 20대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양당 구도의 정치판과 결별을 선언하고 개헌과 규제 개혁 등을 통해 기득권을 깨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유튜브 채널 ‘김동연 티브이(TV)’에서 ‘새로운 10년, 조용한 혁명’을 주제로 출마 선언문을 발표하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아날로그 기득권 세력이 디지털 미래 세대의 길을 가로막는 승자독식 구조를 깨야 한다”며 “저는 나라를 기회 공화국으로 만들기 위해 정치 스타트업을 창업한다.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2018년 12월 부총리 직에서 물러난 그는, 최근까지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을 이끌며 전국 각지에서 강연활동을 한 바 있다. 지난달 유쾌한반란 이사장직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석좌교수직을 모두 내려놓은 그는 현재의 양당 구도에서 새 정치가 추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제3지대에서 ‘아래로부터의’ 대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날도 김 전 부총리는 “새로운 정치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 언제까지 ‘양당구조에 중독’된 정치판을 지켜만 보시겠냐”며 “언제까지 그들이 만들어놓은 규칙에 따라 싸우며 불평등과 격차를 숙명으로 받아들이시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부총리는 선언문에서 △개헌을 통한 대통령 권한 분산 △국회의원 연임 제한 △국민소환제 도입 등을 공약했다. 또 △재벌의 불공정행위 시정 △관료의 과도한 규제 개혁 등을 통해 청년·스타트업에 도전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기득권만 해소해도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수저 색깔로 인생이 결정되지 않는 나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부총리는 또 나라 전체를 ‘스타트업 천국’으로 만들겠다며 규제·교육·부동산·노동시장 개혁을 열쇳말로 제시했다. 여야 대선주자들을 향해서는 ‘공통공약 추진시민평의회’ 설립을 제안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다. 공통공약은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함께 추진할 것을 약속하자. 30년 넘게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한 전문가인 제가 주역을 기꺼이 맡겠다”고 말했다. 김 전 부총리는 출마 선언 직후 충남 공주에서 시민간담회를 열고, 대전 현충원을 참배했다. 김 전 부총리는 당분간 지역을 돌며 출마 선언에 담긴 공약들을 설명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