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곽상도 의원이 국회 의안과에서 팩스로 접수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법안을 들어 보이며 법안 접수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난 뒤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이 화천대유 핵심 관계자들로부터 모두 2천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곽 의원은 화천대유와의 관련성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아들의 거액 퇴직금에 이어 자신의 후원금 내용까지 확인되면서 설득력이 약해지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받은 ‘2016~2019년도 국회의원 후원금 고액 후원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 명단을 보면 곽 의원은 화천대유의 이성문 대표로부터 2016년, 2019년 두차례에 걸쳐 각각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500만원은 정치자금법상 개인이 국회의원에게 후원할 수 있는 최대 한도다.
아울러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5호 소유주인 정아무개 회계사도 2017년 곽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곽 의원이 화천대유 관계자로부터 받은 후원금은 모두 2천만원이다. 이들은 곽 의원을 제외한 다른 국회의원에게는 후원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은 2013년 3월부터 8월까지 박근혜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뒤 2015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역임하고 이듬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곽 의원은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50억원을 받은 것이 드러난 뒤에도 화천대유와의 관련성은 완강히 부인했다. 그는 전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떤 구조로 인허가를 받아 돈을 버는 회사인지 전혀 몰랐다”며 “돈이 오간 건 자금 추적을 확인하면 다 나올 텐데 (나와는) 전혀 관련성이 없다”고 말했다. 곽 의원 설명대로라면 잘 알지도 못하는 회사의 핵심 관계자들이 최고액을 후원했다는 말이 된다.
곽 의원이 후원금을 받은 2016~2019년은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 근무한 시기와 겹친다. 곽 의원 아들은 2015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화천대유에 재직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2015년부터 진행됐다. 곽 의원은 자신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직원으로 일하고, 대장동 개발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화천대유 핵심 관계자들에게 후원금을 받은 셈이다.
장나래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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