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지역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오른쪽이 설훈 의원. 연합뉴스
이낙연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이 중도사퇴 후보 득표를 무효 처리한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경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재명 캠프 쪽은 ‘불복 협박을 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설 의원은 30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규정 자체가 문제점이 있는 상황에서 그냥 그대로 진행한다면 (후보 선출 이후에도) ‘후보가 맞다, 안 맞다’ 이렇게 나올 것 아닌가. ‘저 후보 정상적인 후보 아니다’라고 나오면 어떻게 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진행자가 ‘어떤 후보들은 경선에 불복하는 느낌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이냐’고 묻자 설 의원은 “그런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앞서 설 의원은 지난 15일 “우리가 이명박 대통령 때 ‘능력 있는 사람이니까 도덕적으로 좀 문제가 있더라도 눈 감고 가자’, 이렇게 판단하고 (국민들이)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결국 어떻게 됐나. 엠비는 감옥에 있다. 이걸 되풀이해야 되겠나”며 이 지사를 이 전 대통령에 비유하기도 했다. ‘경선 불복’ 시사도 이 지사를 겨냥했던 돌출발언의 연장인 셈이다.
이날 설 의원의 주장에 이재명 캠프의 김남국 의원은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이 종국으로 달려가고 있는 상황인데 일부 후보의 의견을 받아서 어떤 후보에게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하면 그것 자체로 불공정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며 “일종의 협박식으로 이걸 안 받아주면 경선 불복하겠다고 하면 잘못이라고, 우리 당원들이 따끔하게 지적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2005년 제정된 이른바 ‘이인제 방지법’에 따라,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는 출마할 수도 없다. 이에 대해 설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며 “시비를 살 만한 규정을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내에서는 이 지사와의 격차를 좀처럼 줄이지 못하고 있는 이낙연 캠프가 경선룰을 문제삼으며 뒤늦게 무리수를 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낙연 캠프에서 (특별당규 해석을 위해) 당무위 소집을 주장하는데 검토하지 않고 있다. 표 차이도 많이 나는 상황에서 특별당규를 문제 삼는 것이 좀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최하얀 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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