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이 7일 오전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와 국민의힘 김웅 의원 간 통화 녹음 파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복구한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조성은씨 통화 녹취록에 고발장 대리 접수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자, 6일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선거 개입 사건’이라고 주장하며 김 의원에 대한 구속 수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선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녹취록에 ‘우리가 만들어 보내주겠다’, ‘대검이 억지로 받은 것처럼 하라’는 내용이 담겼다”며 “이는 손준성과 김웅 개인이 벌인 일이 아니라 ‘윤석열 대검’이 기획하고 국민의힘을 배우로 섭외해 국정농단을 일으키려 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김웅 의원은 뻔히 드러날 일도 뻔뻔하게 거짓으로 덮고 압수수색을 당하자 본인이 피해자인 것처럼 행세했다”며 “이를 보건대, 증거인멸, 도주의 우려도 있다고 보여진다. 구속수사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을 향해 “도대체 지난해 총선 때 김 의원과 윤석열 검찰은 무엇을 하려 했는가, 고발장을 보낸 ‘우리’는 도대체 누구인가”라고 물으며 “검찰총장 윤석열, 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 불과 3개월 전 사표를 낸 김웅 의원, ‘우리’와 ‘대검’은 당신들 아닌가”라고 물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 총장에 대선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이 덮고 싶은 추악한 비밀이 공개됐다”며 “윤석열 후보는 지금이라도 책임 지고 사퇴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웅 의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한다고 볼 수 없다. 국민의힘은 즉시 김웅을 제명하라”며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무자격 의원을 품을 거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도보행진 대신 국민에게 엎드려 절하는 삼보일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공수처는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씨와 김웅 의원 간 통화 녹음 파일을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구된 파일은 지난해 4월3일 김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총선 후보)이 조씨에게 고발장을 전달하기 전후로 이뤄진 두 차례의 통화 내용으로 전해진다. 녹취록에서 김 의원은 첫번째 통화에서는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이 아닌 서울남부지검에 접수하라는 취지의 얘길 했다가, 두번째 통화에서는 서울남부지검이 아닌 대검찰청에 제출해야 한다고 해 ‘대리 접수’ 정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하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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