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왼쪽), 홍준표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달 28일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예비 후보자 4차 방송토론회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양강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의 설전이 4강 본경선 대진표가 확정된 2차 컷오프 뒤 더욱 거세졌다. 홍 의원이 윤 전 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를 싸잡아 ‘범죄공동체’라고 비판하자 윤 전 총장은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전 총장은 10일 페이스북에서 홍 의원을 ‘홍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어제 ‘범죄공동체’라는 표현까지 쓰며 저를 이재명 경기지사와 싸잡아서 공격하셨다. 좀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우리 정치가 국민 앞에 이 정도 모습밖에 보여드릴 수 없는 것인지, 참 여러 감정이 얽혀 마음이 복잡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홍 선배님!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며 “ 우리에게는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 치열하게 경쟁은 하되 품격 있게, 동지임을 잊지 말고, 과거에서 빠져나와 미래로 향하자”고 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깐부’(같은 편)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원팀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9일 “도대체 범죄 공동체를 국민과 각 당의 당원들이 지지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이 지사와 윤 전 총장을 동시에 겨냥했다. 이에 윤석열 캠프의 최지현 수석부대변인은 “홍 후보는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돌리겠다는 말을 종종 하는데 자신의 머리와 입부터 세탁하기 바란다”는 논평을 냈지만 이날 윤석열 캠프는 “윤 후보를 겨냥한 홍 후보의 ‘범죄공동체’ 발언에 대한 공보실 대응에 대해 윤 후보가 ‘원팀 정신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주의를 줬다”고 공지했다. 캠프 공보실의 ‘홍준표 저격’을 윤 전 총장이 제지하는 방식으로 원팀을 강조하는 ‘치고 빠지기’인 셈이다.
홍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범죄공동체라는 말에 윤 후보가 발끈했다”며 “깐부는 동지다. 동지는 동지를 음해하지 않는다. 나는 팩트 외에는 공격하지 않는다. 그게 원팀 정신”이라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또한 “어제 (범죄공동체를 언급하며) 그렇게 말한 것은 윤 후보 캠프에서 지난번에 우리 캠프를 공작으로 끌어들이는 거짓 선전을 했고, 확인되지 않은 경선 결과를 거짓 주장하는 반칙을 일삼고 있기 때문에 한마디 한 것”이라며 “캠프의 문제 인사들을 단속하고, 그들의 거짓 음해에 놀아나지 말라”고 요구했다. 박지원 국정원장과 조성은씨와의 만남에 홍준표 캠프 인사가 동석했으며, 2차 컷오프에서 윤 전 총장이 4%포인트 차이로 1위를 했다는 윤석열 캠프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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