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현안보고에서 이준석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활용해야만 대선 승리에 가까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승리를 위해 김 전 위원장을 ‘모시겠다’는 뜻을 강하게 나타낸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티브이(TV) 인터뷰에서 “최종 후보가 누가 되든 간에 김 전 위원장이 가진 총괄적 지휘 능력이나 메시지 전달 능력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과 김 전 위원장의 역할을 ‘군정’과 ‘군령’으로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군에서 ‘군정’이라고 하는 각군 참모총장은 군대의 병참을 관리하고, ‘군령’이라고 하는 합참의장이 작전 지휘 등을 담당하는 이원화된 체계가 있다”며 “이번에 단연코 김 전 위원장이 선거에 있어서 작전 지휘하는 역할을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당대표로서 (김 전 위원장이) 지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당의 시스템을 정비하고 병참을 정비하는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도 ‘개 사과 사진’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 2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24일에는 이준석 대표와 연쇄 회동하면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24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신당 창당 발기인대회에도 참석한 그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출일인) 11월5일을 경과해 봐야 내가 어떻게 결심할 건지 그때 가서 얘기할 것”이라며 “대통령 돼서 나라를 이끌어가는 데 확실한 비전과 계획이란 게 있어서 그걸 지킬 수 있는 후보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절대로 안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누군지 보고 자신의 역할을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킹 메이커’로서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행보로 읽힌다.
김 전 위원장의 복귀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이 대표는 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서는 “5·18과 12·12는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고 다만 다른 것에서 평가할 부분 있다고 한 것이다. 표현상 실수가 크다”며 감쌌다. 이어 “이런 부분이야말로 나중에 본선 후보가 누가 되든 최대한 전문가들의 조력을 받아 가며 완화할 수 있는 리스크”라고 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에 “정치인은 고민해서 발언해야 한다”, ‘개 사과 사진’ 논란에 “상식을 초월한다”며 윤 전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던 이전 기조와 달라진 것이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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