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에 대해 “위트 있고 귀엽다”고 평가했다. 정치 입문 이후 지속된 실언을 줄이기 위해선 “훈련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29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금태섭 전 의원, 권경애 변호사가 진행하는 ‘선후포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홍 의원은 위트가 있고 재밌다”며 “토론할 때도 누군가 막 몰아붙이다가 다른 분이 (공격)하면 거기에 대해서 재밌게 귀엽게 저항한다. 토론할 때 보면 귀엽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의 이런 면모가 젊은 층의 지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진지하고 심각한 건 우리 청년세대한테는 별로 호감을 얻기 어렵지 않나”라며 “정치를 시작하면서 제가 소통하는 방식에서 너무 진지하고 신중해, 발랄한 청년세대가 볼 때 ‘너무 올드하다’는 그런 생각을 갖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29일 권경애 변호사와 금태섭 전 의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진행하는 ‘선후포럼 유튜브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선후포럼 유튜브 갈무리.
윤 전 총장은 지난 15일 방송 토론이 끝나고 홍 의원의 어깨를 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보다 7살 위다. 윤 전 총장은 “홍 후보는 개인적으로 따로 본 적은 없지만 이번에 열 몇 번 만나며 친해졌다”며 이렇게 해명했다.
“제가 두세 번 ‘선배님’ 하고 잘 모시니까 저한테 말씀도 놓고 ‘야, 윤 총장’ 이러면서 친근하게 하는데, 막상 토론에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신상 공격도 하고 끝나면 또 반갑게 헤어지고 합니다. 그날따라 저한테 신상 공격을 세게 하시더라고요. 그랬는데 끝나자마자 (홍 의원이) 방긋 웃으며 걸어와서 ‘마, 오늘 고생 많이 했다’고 해요. 그래서 제가 ‘아, 선배’ 하고서 툭 쳤습니다. 병 주고 약 주냐고.”
각종 실언으로 유권자들이 불안감을 갖고 있단 지적에 윤 전 총장은 “가까운 사람들하고 비공개로 얘기하는 것과 공적인 입장을 밝히는 그런 자리에서의 발언들하고 (다르다는 걸) 제가 정치신인이다 보니까 배워 나가고 적응해 나가는데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고, 저로서는 소중한 기회”라며 “앞으로 제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는가보다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 건지 먼저 생각해야 되는지를 더욱 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년 공약으로 제시했던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에 대해서는 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선거운동의 일환인 공약이 여성에게 주는 시그널에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지 않겠냐 해서 내부에서도 좀 논란이 있었다”며 “피해자가 신고하는데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저희가 많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 “피해자 입막음법”이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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