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출발 국민보고회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부산·울산·경남 등 지역 순회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청년 간담회에서 ‘2030 여성’의 표심을 의식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남초 커뮤니티에 올라온 ‘반페미니즘’ 성향 글을 공유해 받은 비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12일 오후 울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울산지역 청년들과의 대담에서 “남녀 전 생애를 놓고 보면 여성이 너무 피해받고 차별받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임금도 (남성의) 60%지, 승진도 잘 안 되지, 아이들 키우고 보육하느라고 경력 단절되면 복귀 안 되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걸 보전해서 평등하게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 그걸 하는 게 페미니즘”이라고 부연했다. 여성가족부 대신 청년부를 만드는 게 어떻겠냐고 묻는 고등학생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이 후보는 최근 청년세대의 낮은 지지율을 ‘페미니즘과 성평등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남초 커뮤니티의 글을 연달아 공유해 ‘청년 여성을 도외시한다’는 비판을 샀다. 이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청년이 편 갈라 갈등하게 된 것은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구조에서 경쟁하다 보니 서로 적대화되고 있는 것”이라며 “웅덩이를 넓히는, 밀어내지 않고도 같이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은 국가와 기성세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1시간가량 질의응답식으로 진행된 대담에서 “여성이 왜 이렇게 없냐. 여성 분의 질문을 받고 싶다”고 묻는 등 ‘여성’을 콕 집어 여러 번 언급했다.
이 후보는 ‘일꾼으로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로 과거 자신의 검사사칭 전과를 언급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부동산 불법한 것 막다가 검사 사칭한 피디(PD)가 취재하는 걸 옆에서 검사 이름 가르쳐줬다고 검사사칭 공범이라 한 전과가 있다”며 “그러나 주인의 일을 대신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다 찢긴 상처 아니냐”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머슴이 일 잘하면 되지, 우아한 머슴 원하시면 우아한 머슴 뽑으세요”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견해도 내놨다. 이 후보는 “선진국에서는 고용이 불안정하고 장기간 보장이 되지 않으면,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보수·임금이 더 많다”며 “비정규직 단기계약 근로자에 임금을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경기도에서는 공정수당이라고 해서 (고용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더 많이 지급하고 있는데, 전국에도 그렇게 (적용)하고 싶다. 불안정한 고용에 노출되어 있으면 임금을 더 줘야 균형이 맞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