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모신다면 어떻게 허수아비가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허수아비 노릇 할 수 없다”는 김 전 위원장을 안심시키며 그를 선거대책위로 영입하려는 뜻을 거듭 밝힌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경고한 ‘문고리 3인방’에 대해서는 “(박근혜 정권) 거기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14일 공개된 <신동아> 인터뷰를 보면, 윤 후보는 “우리가 김 전 위원장의 경륜을 배우고 모시려고 한다면 어떻게 (김 전 위원장이) 허수아비가 되겠는가”라며 “그분의 경륜과 의견을 존중해서 (캠프 운영을) 하게 될 텐데”라고 말했다. 윤석열 캠프의 일부 인사들을 ‘문고리 3인방’에 비유하며 “사람에 너무나 집착하면 성공을 못 한다”는 김 전 위원장의 조언에 대해서는 “조직과 시스템도 중요하고 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도 중요하다. 젊은 피도 중요하고 김 전 위원장처럼 경륜 있는 원로의 생각이나 경험도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때의 문고리 3인방은 역할이 공개돼 있지도 않았고 역량도 검증이 안 된 사람들”이라며 “우리 당에서 경선을 같이 치른 사람들은 전·현직 다선 의원들이고, 필요한 역량이 이미 검증됐다. 또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일하고 있다. 거기(문고리 3인방)하고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자기네들이 가장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측근들)”에 “너무 집착하면 성공 못한다”는 김 전 위원장의 조언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가 최근 내놓은 ‘자영업자 50조 손실 보상’ 공약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걸표(표 구걸) 행위’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정신 나간 얘기”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윤 후보는 “돈 있는 사람들한테까지 보편적 재난지원금이라며 돈을 수십억 원씩 쓴 사람들 아닌가. 정부가 자영업자를 상대로 방역이라는 공익을 위해 영업 제한을 했으면 그에 따라 보상해 주는 게 법적 의무다”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또 “‘베일아웃’(bailout·재정 위기에 처한 기업·국가 등에 대한 긴급구제)으로 구제하지 않으면 피해가 더 커지고 재정이 더 쓰인다. 그냥 보편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게 매표 행위”라고 반박했다.
윤 후보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1대 1 회동 제안에 대해선 “각자 자기 길을 가면 되는 거지 회동해서 뭘 하겠나”라며 거절했다. 또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과 자신의 부산저축은행 대출 비리 부실 수사 의혹을 함께 특검으로 넘기자는 이 후보의 ‘조건부 수용’ 입장에 대해 “(부실 수사 의혹 관련해) 범죄 혐의가 드러난 게 있나. 턱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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