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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국민의힘 ‘배우자 포럼’ 추진…“새마을 부녀회냐” “김건희 등판돕기”

등록 2021-11-23 04:59수정 2021-11-23 12:02

당협위원장 배우자 참여 이달 발족
“현안 토론 등 대선에서 역할 고민”

여성을 남성 정치인 조력자로 규정
개인적 활동을 당이 공식 지원
사실상 정치적 지위 부여 부적절

정의당 “시대 거슬러가지 마라”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2021년에 이게 무슨 일입니까? 배우자 포럼이라길래, ‘배우자’(Let’s learn), ‘공부하자’(Let’s study)의 의미인줄 알았습니다.” (홍주희 정의당 선대위 청년대변인)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가 최근 출범을 추진 중인 ‘국민의힘 배우자포럼’(가칭)에 대해 정치권에서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공식 기구까지 띄워가면서 여성 배우자를 선거 홍보활동에 활용하겠다는 것인데, 이른바 ‘내조 정치’로 여성의 성역할을 고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는 원내·외 당협위원장의 배우자들이 참여하는 ‘국민의힘 배우자포럼'을 이달 안에 발족할 예정이다. 여성위원회는 이 포럼의 취지를 ‘당 홍보활동 지원’ 및 ‘여성 당원 역량 강화’로 설명하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22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에서 “우리 현역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 중에 남성들이 주로 많다 보니까 배우자 여성 분들이 계시다. 여성 배우자들의 경우에 활동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도 되고 의지도 있는데 그동안 소홀했다”며 “또 당대표가 마침 결혼을 안 하셨기 때문에 제가 배우자들끼리 모여서 현안에 대해서 같이 강의도 듣고 토론도 하면서 향후 대선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 뭔지 같이 고민해보자고 해서 계속 모임을 해왔다”고 말했다. 명칭은 ‘배우자포럼’이지만 ‘정치인=남성’을 전제로, 여성 정치인의 남성 배우자는 배제한 채 여성 배우자로만 한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이런 발상에 대해 정치 주체인 ‘여성 당원’을 정치인의 ‘배우자’ 역할로만 호명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주희 정의당 선대위 청년대변인은 이날 “후보의 선거활동을 위한 가까운 지지자로서의 자발적 활동은 문제가 없지만, 법적 의무가 아닌 개인적 활동을 ‘배우자의 역할’ 수행으로 당이 지원하는 것은 문제“라며 “제1야당의 영향력으로 시대를 거슬러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당의 공식 조직인 중앙여성위원회가 나서서 “포럼씩이나 만들어 지원하는 것은 공사 구분에도 적합하지 않고 고정적인 성역할로 판단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여성 당원의 역량 강화라는 애초 목적과는 상관 없이 그동안 후보 배우자에게 요구돼 온 봉사활동 등 보좌의 역할만 수행하게 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여성 당원 역량을 강화하겠다면서 배우자 포럼이라니, 무슨 새마을운동 부녀회도 아니고 이게 뭔가요. 국민의힘 여성 정치는 ‘배우자’에 머물러 있나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라고 썼다.

정치인의 배우자가 ‘배우자라는 이유’로 당의 공식기구에 참여해 사실상 정치적 지위를 갖게 되는 것도 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은 배우자들을 정당 차원에서 공식 집단화하면 그 안에서 네트워크와 권력관계가 형성되고 비선 조직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수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대표도 “포럼이 정치인들 배우자의 줄세우기로 변질되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사적 네트워크로 변질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누구나 다 참여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배우자포럼에서 의정활동의 연장선상의 일이 이뤄지는 것 의아스럽다.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대선 국면이 본격화 하면서 포럼의 목적이 윤석열 대선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등판’을 돕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통상적으로 늘 해왔던 일이고 중앙여성위원회가 주관하고 있는 당의 공식활동이기 때문에 후보자 배우자와 직접 연관시키는것과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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