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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깜짝카드’ 자랑, 2주 만에 쓰고 버린 신지예…이대남 ‘올인’ 가나

등록 2022-01-03 17:49수정 2022-01-03 18:38

신 “새시대위 사퇴해도 정권교체 지원” 밝혔지만
국힘 “위원회 활동도 안할 것”…영입나선 김한길도 사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가운데)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김한길 위원장(왼쪽), 윤석열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가운데)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김한길 위원장(왼쪽), 윤석열 후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전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국민의힘 ‘젠더 내홍’으로 인해 사실상 내쫓겼다. 활동 2주 만이다. 외견상 2030 남성의 표심 이탈로 윤 후보 지지율이 추락했다는 공격을 받은 끝에 사퇴한 것이지만, 국민의힘의 ‘2주짜리 젠더 정치’는 당초 예견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신지예 전 수석부위원장은 3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이준석 당대표는 개인적인 분란을 만들어내고 후보자를 지적하는 발언을 밖에서 하고, 그것에 따른 지지율 하락을 저에게 돌리는 형국”이라며 “지지율 하락의 원인을 저라고 하시니 저는 사퇴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0일 국민의힘이 논란을 예상하고 신 전 대표를 영입한 이유는 2030 여성 유권자를 향한 외연확장이란 전략적 목표가 컸기 때문이다. 영입 전날 “깜짝 놀랄 카드”라고 운을 띄우기도 했던 국민의힘은 “영입 인사들을 통해서 국민들의 지지기반도 더 넓히고 철학과 진영을 좀 더 확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올바른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구현해나가는데 넓은 이해와 안목이 꼭 필요하기 때문에 신 대표의 어려운 결정에 대해 정말 뜻깊게 생각한다”(윤석열 후보)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윤 후보의 말은 보름도 안 되어 “2030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했다”로 바뀌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애초에 없어도 될 논란을 만든 제 잘못이다”며 “특히 젠더문제는 세대에 따라 시각이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을 자인한다”고 말했다. 지지기반을 넓히고, 철학·진영을 확장하겠다는 대선후보의 의지는 떨어지는 지지율 앞에서 버린 셈이다.

신 전 대표는 이날 사퇴를 표명하면서도 새시대위에 잔류해 정권교체를 돕겠다는 의사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으나, 당은 곧 “수석부위원장 사퇴는 물론, 더 이상 위원회에서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음을 알려드린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신 전 대표는 “직접적으로 저를 가리켜서 ‘말을 잘못하고 있다,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며 이준석 대표의 사퇴도 요구했으나, 전달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신 전 대표를 영입했다고 알려진 김한길 새시대위원장도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내홍은 결국 이준석 대표가 대변하는 반페미니즘으로 무장한 일부 2030 남성들에 ‘다걸기’한다는 국민의힘의 대선 전략을 공식화한 셈이다.

여성계 시선은 당과 신 전 대표 모두에 냉담한 편이다.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한겨레>에 “2030 여성 유권자는 버리고 간다는 전략인 것 같다”면서 “윤석열 후보의 입장문만 봐도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건 남성 청년, 그 중에서도 이준석 당 대표가 대변하고 있는 특정 남성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치환된다”고 지적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권수현 대표도 “거대양당 후보 모두 2030 남성 유권자의 반응에는 즉각 대처하면서, 2030 여성 유권자의 목소리에는 무관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정치가 대중들 중에서도 결집력을 가진 이들의 목소리만 과대 대표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사퇴 논란 이후 “대통령은 사회갈등을 증폭하는 것이 아니라 조정하고 치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젠더 차별과 갈등의 증폭기 구실은 정치권에서 한다는 지적도 적잖다. 권수현 대표는 “정치인들이 대중 심리만 쫓는다면 여성뿐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소외되거나 배제된 이들에 대한 혐오나 차별은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당초 신지예의 확장성에 여성계는 강한 의문을 제기했었다. 권수현 대표는 “정당이 선거 국면에서 한 개인을 영입하는 건 그의 조직원이나 지지 세력이 함께 따라올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 부위원장은 말 그대로 ‘혼자’ 국민의힘으로 갔다. 정당 내외부 그 어디에도 그의 세력이 없기 때문에 국민의힘에서의 충돌은 예견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 김은주 소장은 <한겨레>에 “이제는 ‘신지예=2030 여성 페미니스트를 대변하는 정치인’이란 식의 프레임은 자제해야 할 때”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반페미니즘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국민의힘 행을 택할 때부터 신 부위원장은 더 이상 ‘페미니스트 정치인’이란 상징자본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에게 ‘페미니스트 정치인의 몰락’과 같은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2030 여성들이 갖고 있는 어젠다를 희석시킬 수 있다”고 했다.

박고은 임재우 기자 eu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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