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1일 저녁 7시30분 지상파 방송 3사의 출구조사가 발표되자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캠프 사무실에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대부분 손뼉을 치면서 좋아했고, 일부는 일어나 두 손을 번쩍 들어보였다. 출구조사에서 김은혜 후보의 득표율은 49.4%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48.8%)를 불과 0.6%포인트 차이로 앞섰지만, 두 후보 사무실의 분위기는 엇갈렸다. 같은 시각 김동연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는 “경합이네”라며 웅성거렸다. “어우”, “참”이라며 한숨을 내뱉던 캠프 관계자들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왼쪽 사진)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1일 오후 각 캠프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실상 ‘박빙 경합’이지만, 표정이 엇갈린 데는 불과 두 달 전 20대 대선 출구조사의 기억 때문이다. 당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0.6%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는데, 실제 개표 결과도 윤 후보의 0.73%포인트 차이 승리였기 때문이다. 김은혜 후보 쪽은 <한겨레>에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한껏 고무돼 있다. <제이티비씨> 출구조사는 더 차이가 나지 않냐. 그래도 어찌됐건 끝까지 봐야 하지 않겠냐”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제이티비씨>(JTBC) 출구조사에서는 김은혜 후보는 49.6%, 김동연 후보는 48.5%로 득표율 차이는 1.1%포인트였다.
출구조사 결과를 받아든 김동연 후보의 캠프 사무실은 한껏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당장 민주당 내에서조차 “경기지사마저 지면 이번 지방선거는 완전한 패배(중진 의원)”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경기도는 질 수 없는 곳이었다.
경기지사 선거 승패에 따라 김동연 후보의 정치적 미래도 엇갈릴 수 있다. 김동연 후보가 승리하면 중량급 정치인이 희소해진 민주당에서 대선주자 반열에도 오를 수 있다. 다만 김은혜 후보와의 피 말리는 접전 끝에 석패하더라도 지방선거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민주당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철저한 반성과 쇄신을 하는 과정에서 김 후보의 존재감이 다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민주당의 지방선거 성적표가 성공적이라고 볼 수 없는 만큼 반성과 쇄신 기조가 혁신안에 담길텐데 그 과정에서 김동연 후보도 당내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조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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