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여야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두고 샅바싸움을 벌이며 국회 공백이 길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법사위원장 사수에 고집하다 국정견제 구실을 잃는다는 ‘소탐대실’론이 나온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5일 “원 구성 협상의 법적 주체가 저고 그래서 당연히 (새롭게) 협상하자고 한 것”이라며 “원칙은 그동안의 과정, 신뢰의 회복 등을 다 (테이블에) 놓고 얘기를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후반기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넘기기로 한 전임 원내대표간 협상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겠다’는 태도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원칙을 강조한 것은 지난해 김기현(국민의힘)-윤호중(민주당) 원내대표가 ‘법사위 권한 축소 등 개혁’을 합의의 조건으로 내건 만큼 이를 지키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국민의힘이 가장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은 법사위원장직인 만큼 이를 지렛대 삼아 원구성 협상에서 최대한 얻을 것을 얻어내야 한다고 여긴다. 여기에 박 원내대표는 법사위 기능을 체계·자구 심사로 한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사위원장 문제에 막혀 국회 원구성이 보름 이상 표류하자 민주당 안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이미 김창기 국세청장 청문회를 놓쳤고, 나날이 의혹이 쌓이는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날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인사청문회는 야당이 주도권을 쥐는 무대다. 게다가 170석의 거대 야당이 국정에 비협조적이란 비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당 내에서는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는 말이 나온다. 한 초선의원은 “과반이 넘는 의석을 확보한 야당인 만큼 상임위에선 안건조정위원회를 통해서, 본회의 차원에선 표결을 통해서 여당의 정책을 저지할 수 있는데, 법사위원장에 무리하게 매달리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다 죽으려고 작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권의 행태를 비판하더라도 국회 안의 상임위에서 싸워야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한 당 관계자는 “상임위는 어떤 싸움보다 주목받을 수 있는 전장인 만큼 법사위를 잃더라도 상임위에서 대여투쟁을 하도록 조속히 원 구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재선의원 간담회에서 “무능한 국회의 책임은 결국 민주당이 다 지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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