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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정의당 존립 위기에 이정미 재등판…경륜 넘는 ‘혁신’ 보여줄까

등록 2022-10-28 19:47수정 2022-10-29 02:30

정의당 이정미 신임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7기 당대표 선출 보고대회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이정미 신임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제7기 당대표 선출 보고대회에서 당선이 확정된 뒤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미 전 정의당 대표가 재창당 작업을 이끌 정의당의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심상정·노회찬을 잇는 당의 간판 정치인으로 꼽히는 이 대표가 ‘안정감’ 이상의 과감한 혁신으로 정의당의 ‘환골탈태’를 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6·1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정의당은 지난 9월 당대회에서 당명 개정을 포함한 재창당을 새 대표 주도로 2023년까지 마무리하기로 결의했다.

정의당은 28일 국회에서 당대표 결선투표 결과를 공개했는데, 이 대표는 5426표(63.05%)를 얻어 3180표(36.95%)에 그친 김윤기 후보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지난 19일 1차 투표에서 이 대표가 49.91%로 간발의 차이로 과반 득표에 실패하면서 정의당은 23일부터 28일까지 온라인·자동응답(ARS)전화 등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선 뒤 ‘양당체제를 뛰어넘는 제3의 정치를 바라는 모든 이들과 힘을 합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정치가 서로를 반대해 자기 진영은 결집시키지만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최악의 무능 상황에 빠져 있다”며 “노동세력, 시민사회 세력, 제3지대 정치세력을 하나로 규합시키는 것이 재창당 1번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심상정·노회찬 이후 ‘스타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정의당에서 비교적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정치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정의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는 심상정 후보를 상대로 결선투표를 끌어내는 등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당내 최대 정파인 ‘인천연합’이 지지 기반인 것도 향후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이끌어야 할 그에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원내 경험과 당대표 이력 등의 풍부한 ‘경륜’은 재창당 작업을 이끄는 데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 탄생 직후 정의당 대표를 지낼 당시 ‘데스노트’(정의당이 부적격으로 지목한 장관 후보자들이 낙마한 데서 붙여진 말) 등 당의 존재감을 부각하며 비교적 무난하게 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정의당 10년의 실패’에 당의 요직을 두루 거친 이 대표의 책임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과감한 혁신으로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것이 이 대표의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정미 대표가 경선 기간에 보인 ‘수비적 태도’에 머문다면 재창당 작업이 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 대표가 특유의 ‘안정감’ 이상의 ‘과감한 혁신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정의당의 존립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것만으로 야당의 역할을 다했다고 자족하지 않겠다”며 “외로움 없는 돌봄국가 비전으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하고 조화로운 공동체를 향한 첫걸음을 뗄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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