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년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와 국방부가 11일 윤석열 대통령에 한 업무보고에서 나란히 한·미 공조를 통해 확장 억제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방부는 전반기 한미 연합 훈련을 역대 최장으로 실시하겠다고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올해 전반기 연합연습(FS·프리덤쉴드)을 1·2부 구분없이 11일간 연속으로 진행해 실전 능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은 주말엔 연습을 중지했지만 이런 관례를 없애기로 한 것이다. 11일 연속 훈련은 역대 연합연습 중 가장 길다. 아울러 이와 연계해 쌍룡 연합상륙훈련도 여단급에서 사단급 규모로 확대하고, 20여 개 훈련도 연합야외기동훈련으로 강화해 실시한다.
국방부는 또 북한이 핵을 실제 사용하는 상황을 가상해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다음달 하순 미국에서 실시하는 이 연습은 △북한의 핵 위협 △핵 사용 임박 △핵 사용 등 단계를 가정해 각 상황에 대한 한·미의 군사적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훈련이다. 이 장관은 업무보고 이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브리핑에서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에 대해서 요격할 수 있는 탄 보유량을 대폭 늘리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방부는 북한 전역의 전쟁 지도부와 핵심시설 등에 모든 지역에 대한 파괴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탄두 중량 수톤에 이르는 ‘괴물 미사일' 현무-5 등 고위력 탄도미사일 능력을 확충하고, 특수전 전력의 은밀침투능력과 특수임무여단 전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군이 북한의 ‘모든 지역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 무인기 대응과 관련해선 합동참모본부, 작전사령부 통제 하에 교육훈련체계를 보완해 전부대가 참여하는 합동방공훈련을 주기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국방부는 올해 안에 군 정찰위성 1호기를 우주로 발사하고, 고체연료 추진 우주발사체 최종 시험 발사도 하겠다고 보고했다.
외교부는 ‘행동하는 한미동맹’을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미국의 확장억제 실효성 제고를 위해 한·미 2+2(국방·외교 장관) 장관회의, 확장억제전략협의체 등 한·미 외교·국방 공조 체제를 더욱 공고화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과정에서 오는 상반기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추진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한·일 관계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를 포함해 일본과 얽힌 현안들은 포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밝혔다.박 장관은 브리핑에서 “한국과 일본이 비록 입장은 다르지만 우리 피해자분들의 그러한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가면서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적인 파트너십으로 나갈 수 있는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12일 강제징용 해법 논의를 위한 공개토론회’ 이후 정부가 마련한 해법을 공개하고 일본과의 협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한일 정상 셔틀 외교 복원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중 관계에 관해서는 ‘당당한 외교'를 하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중국이 한국인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 것에 관해 “중국이 맞대응 조처를 한 것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신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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