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수사권으로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겠냐, 국가 권력 갖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냐”며 검찰과 윤석열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민주당이 전날 의원총회에서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 부쳐지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에 힘을 모으기로 뜻을 모은 가운데, 과거 윤 대통령이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며 윤 대통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명 잡겠다고 이재명 가족, 이재명 친구, 이재명 후원자, 이재명 이웃, 이재명 지지자들, 이재명과 아는 사람들이 저 때문에 너무 고통이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사가 수사권을 갖고 보복하면 깡패”라는 말은 윤 대통령이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 등을 수사하기 위해 꾸려진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으로 내정됐을 당시 했던 말이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정권에서 좌천된 경험 때문에 보복 수사를 하지 않겠느냐는 일각의 우려를 이런 말로 받아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과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비위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으로 내정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사가 수사권을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입니까”라고 말하고 있다. 와이티엔 방송 화면 갈무리
이 대표는 “폭력배가 폭행을 저지르면서 ‘왜 방어를 하느냐, 가만히 맞아라’라고 하는 것, 이게 깡패의 인식”이라며 “국가 권력을 남용해서 특정인을 죽이겠다고 공격하는 것이 국가 경영에 맞는 일이냐”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시장, 도지사로 일하며 ‘이재명은 공개된 표적이기 때문에 이재명 곁에 있는 것만으로 표적이 된다. 언제든지 공격당할 수 있기 때문에 내 근처에 있다면 철저하게 조심하라’고 (주변에) 말씀드렸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또 자신과 관련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이 275차례나 이뤄졌단 사실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검찰사에 전무후무한 역사가 될 것”이라며 강조했다. 이어 “권력을 남용하면 그 권력 남용의 결과가 얼마나 참혹한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단 걸 인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고위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서도 “구속영장을 보면 제가 민간업자들과 공모해 ‘짜고 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제가 짰다면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해줬겠지만 저는 주민들이나 그들이 원하던 바와 완전히 반대로 했다”고 말했다. 또 “제가 공모해서 도움을 줬다면 몇 년 치 대화가 녹음된 정영학 녹취록에 그런 내용이 한 글자라도 들어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남욱씨가 법정에서 증언한 것처럼, 유동규 씨에게 수억 원의 뇌물을 주고 로비하고 청탁했는데 하나도 들어준 것이 없다. 그것만 봐도 이 구속영장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충분히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엄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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