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취임 일성으로 당정 일체와 당내 화합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오는 13일 새 지도부와의 만찬 일정을 발표하는 등 당정 소통 채널을 강화하겠다면서 김기현 지도부에 힘을 실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취임 첫날 행보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주재한 첫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기조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의 임무는 내년 총선 압승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며 “당장 시급한 과제인 노동개혁 문제부터 해결하고 연금·교육개혁 같은 국가적 과제도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사과와 일본 가해 기업의 배상 의무가 빠진 윤석열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에 대해서도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 내린 결단”이라며 “배상 문제는 문재인 정권이 더욱 꼬이게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이 축하 전화를 한 사실을 기자들에게 언급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친윤’ 지도부와 소통 강화 방침을 밝혔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국회를 찾아 김 대표를 접견한 뒤 “당이 안정화되고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어서 대통령 국정 업무와 당이 해야 할 정치적인 것들을 잘 논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의) 민생 행보가 국민에게 굉장히 많은 호응을 받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오는 13일 윤 대통령이 새 지도부와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 회동을 한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과 김 대표 사이의 ‘정례회동’ 신설 방안도 거론된다. 이진복 수석은 “할 수 있으면 하면 좋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고위당정협의회에 대해서도 “주요 당직자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재개할 것”(고위 관계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내 탕평을 강조했다. 그는 “황교안·안철수·천하람 후보 세분과 어제 다 통화했다. 조만간 만나 당을 이끌 협업 체제를 구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무총장 등 당직 인사는 오는 13일까지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당 주변에서는 내년 총선 공천 실무책임자인 사무총장으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이철규 의원이 거론되는 것을 비롯해 조직·전략기획 부총장과 대변인 등에도 친윤 의원들이 후보로 언급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9일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실에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을 만나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런 가운데 친윤 일색의 최고위원들은 이준석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이준석 전 대표와 전당대회에 나섰던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를 싸잡아 “경기를 망치는 훌리건”이라고 비판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시비에스>(CBS) 라디오에서 지난 3일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나오는 억압적인 반장 엄석대에 견준 것을 거론하면서 “엄석대는 이준석 전 대표”라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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