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 연합뉴스
출범 4주차에 접어든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초반으로 동반 하락하면서, 여권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 쓴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민생 돌보기와 ‘서진 정책’을 앞세워 지지율을 반등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평 변호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은 차츰 윤(석열) 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이렇게 가면 내년 총선 결과는 불문가지”라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고,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선 김기현 당대표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그는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부터 대구 서문시장을 네 차례 방문하는 등 보수층의 지지에만 기대는 점을 언급하며 “달콤한 늪(지지층)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 선거는 패배할 수밖에 없다. 전조는 이미 윤 대통령에 대한 신뢰 저하의 여론조사로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이 검찰 출신을 요직에 배치한 것은 “윤 정부의 가장 큰 실책”이라고도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당이 일개 외부 목회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이를 단절하지 않으면 그 정당은 국민들로부터 버림받는다”고 주장했다. 극우 성향으로 국민의힘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전광훈 목사와 그와 가까운 김재원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이다.
최근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 추세는 심상찮다. 한국갤럽이 전당대회 직전(2월28일~3월2일) 한 조사에서 각각 36%, 39%였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약 한달 만에(3월28~30일) 각각 30%와 33%로 6%포인트씩 추락했다. 주 69시간 노동 논란, 한-일 정상회담을 둘러싼 ‘굴욕 외교’ 비판 등이 최근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지만, 보수 편향, 검사 중심, 극우에 구애 등은 정부·여당이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신 변호사 등의 문제제기는 이런 ‘체질’을 개선하자는 요구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친윤 일색’이라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오는 7일 의원총회에서 선출될 새 원내대표 또한 ‘친윤’으로 사실상 예정돼 있어서 변화의 계기를 만드는 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양자 구도를 형성한 김학용(4선·경기 안성), 윤재옥(3선·대구 달서을) 의원 모두 친윤계 후보로 분류된다.
국민의힘은 일단 민생 챙기기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새로운 당 지도부도 그런 부분을(지지율 반등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계속 민생을 챙기려고 한다”고 했다. 취임 뒤 “민생에 가장 역점을 두겠다”고 밝힌 김 대표는 당에 민생특별위원회 ‘민생119’를 꾸리고, 3일 오전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특위는 “(이름에) 긴급한 민생 현안에 119처럼 어디든 신속하게 현장으로 달려가 해결책을 찾는다는 뜻을 담았다”며 “민생과 관련한 아주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살피며 실천 방안을 내놓는 것에 초점을 맞춰 입법·제도적 조치가 이어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4·5 재보궐선거에서 이겨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의지도 내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리는 전북 전주를 방문해 김경민 후보 지원 유세를 했다. 김 대표 체제 출범 뒤 전주 방문은 이번이 두번째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