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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꼬투리 잡히지 말자” 이재명의 ‘강성팬덤 인식’, 안이하다?

등록 2023-05-26 19:00수정 2023-05-26 23:36

[한겨레S] 다음주의 질문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 전 대통령 사저로 들어가기 전에 방문객들과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 전 대통령 사저로 들어가기 전에 방문객들과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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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주인이 누구인가. 이걸 우리가 잊으면 안 되고, 주인으로서의 역할도 잘해야 한다. 꼬투리를 잡히지 말아야 한다. 당당하게 할 말은 하고 행동할 건 하고, 다만 거기서 혹시라도 반격의 빌미가 되지 않게 하자.”

지난 2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유튜브 생중계에서 한 말이다. 최근 당내에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문제를 두고 지도부의 대응을 비판한 청년들이 ‘강성지지층’으로부터 도 넘은 공격을 받자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도 아닌 원외 청년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을 포함한 폭언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꼬투리를 잡히지 말자’거나 ‘반격의 빌미를 주지 말자’는 식의 대처는 턱없이 미흡해 보인다. 당 구성원들이 강성지지층의 문자폭탄을 비판하고 우려하는 걸 ‘꼬투리 잡기’로 치부하는 발언이어서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이날 방송 내용을 두고 “자제 요청보단 선전포고가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 때문에 이튿날인 25일 의원총회에선 강성지지층 문제를 놓고 의원들의 자유발언이 줄을 이었다. 홍영표 의원을 중심으로 ‘강성지지층이 도 넘는 행위를 중단하도록 당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의총 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억압하는 행위는 민주당을 해치는 행위라는 걸 인정하고, 도를 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에 많은 의원들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비주류들은 단순히 강성지지층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걸 넘어 ‘이 대표가 강성지지층과 결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대표가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내려놓고, 소속 의원들에겐 ‘민주당 강성지지층이 운영하는 유튜브 출연 금지령’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당은 국민을 위해 존재를 해야 하는데 (강성지지층만 대변하다가) 국민들로부터 지탄받고 외면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비명계 의원들은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논란 등으로 자성과 쇄신이 절실한 상황에서 강성지지층이 당내의 말길을 막아설 경우 쇄신의 적기를 놓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친명계의 반대로 의총에서 채택되진 않았지만 30명이 연서명한 결의문에서 이들은 “당의 미래를 위해서 청년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한 때”라며 “민주당 안팎의 다양한 열정이 적대와 분열로 흐르지 않도록 의원들이 앞장서서 노력하겠다. 당 지도부도 적극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이 대표와 친명계는 당원들의 목소리를 키워 ‘당원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쇄신이라고 보고 있어 비명계와 인식의 간극이 크다. 앞으로도 의원들의 우려를 ‘기득권의 저항’으로 치부할 공산이 높다. 정치학자 버나드 크릭은 저서 <정치를 옹호함>에서 이렇게 짚었다. “민주주의란 정치의 한 요소다. 그러나 만약 민주주의가 정치의 모든 것이 되고자 한다면, 그것은 곧 정치를 파괴하고 말 것이다. 그것은 ‘조화를 일치로’, ‘화음을 단음으로’ 바꾸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쇄신을 고민하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참고하면 좋을 대목이다.

엄지원 정치팀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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