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과 싸울 것” 친명계 언동에 이재명 “단합훼손 윤리감찰”

친명계 출마예정자들 비명계 “수박”이라 공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단합을 해치는 언행을 하는 총선 출마 예정자를 당 윤리감찰단이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총선 출마(예정)자가 출마(예정)자 또는 당원을 대상으로 당의 단합을 해치는 과도한 언사와 상대의 인격을 훼손하는 모욕적 발언은 부적절하다. 이러한 언행 전반에 대해 윤리감찰단에서 조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윤리감찰단은 민주당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 감찰을 강화하려고 설치한 당대표 직속기구다.

최근 친이재명계 출마 예정자들이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며 비명계 의원을 겨냥하는 멸칭)이라고 부르며 공격하는 일이 반복되자 이 대표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를 자처하는 양문석 전 경남 통영·고성 지역위원장은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수박 그 자체인 경기도 안산 상록갑 국회의원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출마 의사를 밝히며 “그 수박 자체를 깨뜨려버리겠다”고 썼다. 전 의원은 비명계 중진으로 분류된다. 지난 9일엔 친명계인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같은 당 윤영찬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시 모란역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서명운동’을 하던 중 지지자들과 함께 수박을 먹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윤 의원 또한 비명계로 분류된다.

강선우 대변인은 양 전 위원장의 발언이 조사 대상인지 묻는 질문에 “그 사안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지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