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3일 자신의 대북 정책을 담은 책을 소개하며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반국가 세력”이라고 비난한 윤석열 대통령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종건 연세대 교수(정치외교학)가 쓴 <평화의 힘>을 소개하며 이렇게 밝혔다. 최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과 외교부 1차관을 지냈다.
문 전 대통령은 “대화를 통한 남북 간의 적대 해소 노력 없이는 안정적인 평화를 얻기가 어렵다”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했던 노태우 정부의 북방 정책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고 했다. 이어 “그럴 때 남북관계는 발전했고 상대적으로 평화로웠으며, 균형외교도 증진됐다. 국민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하여 국민소득 2만불 시대와 3만불 시대로 도약한 것도 이때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렇지 못했던 정부에서는 정반대의 일이 일어났다”며 “남북관계는 후퇴하고 평화가 위태로워졌으며, 국민소득까지도 정체되거나 심지어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확연히 비교되는데도 아직도 냉전적 사고에서 헤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윤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윤 대통령은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반국가 세력이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비판하고, 전날에는 “통일부는 대북지원부가 아니다”라며 통일부의 성격과 기능을 바꾸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바 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반국가 세력” 발언을 두고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잊은 심각한 자기부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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