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일 대한노인회 회장이 3일 서울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노인폄하 발언 사과를 위해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과 면담하던 중 미리 준비한 김 위원장 사진을 때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의 이른바 ‘사진 따귀’를 두고 “명백한 폭력”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 회장은 지난 3일 ‘노인 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뒤 대한노인회에 사과를 하러 온 김은경 민주당 혁신위원장 앞에서 “정신 차리라”고 말하며 미리 준비한 김 위원장 사진을 손으로 여러 차례 내리친 바 있다.
이해식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날 김 회장이 김 위원장 사진을 때린 일을 언급하며 “너무나도 모욕적인 행위다.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명백한 폭력”이라며 “(김 회장의) 영상을 보면서 내 뺨도 화끈거렸다. 더욱이 여성들은 참기 어려운 치욕과 분노를 느꼈을 법하다”고 적었다.
이어 “김 위원장이 간접적인 폭력 행위를 당해야 할 만큼 잘못한 것인가. 사과를 하러 간 사람을 그렇게 무자비하게 대하는 것이 후대들에 모범을 보여야 할 어르신의 올바른 처신인가”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전날 ‘노인 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 위원장이 사과하기 위해 대한노인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천만 노인을 대표해 볼때기(볼)를 한 대 때리고 해야 노인들 분이 풀릴 텐데, (직접) 손찌검(을)하면 안 되니까 사진이라도 뺨을 때리겠다”며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때렸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열린 청년간담회에서 ‘여명 비례 투표’(남은 수명에 따라 투표권을 달리 행사해야 한다는 취지) 발언을 해 노인 폄하 논란이 일었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난데없는 폭력성, 몹시 불쾌하고 낯부끄럽다”며 “백번 퍼포먼스라 양보해도 ‘폭력’(을 행사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정말 최악의 수를 뒀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회장은 80대 노인이자 국회의원에 세 번 당선된 정치 선배다. 어른이라면 후대의 실수를 점잖게 꾸짖을 수도 있었을 텐데, 부디 다음엔 어르신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3선(14∼16대) 국회의원 출신이다.
서은숙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불교방송(BBS)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회장의 행동을 두고 “많은 사람이 아무리 많이 화가 났더라도 사과하러 온 사람에게 저렇게 할 수 있냐는 안타까운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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