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바다 방류를 하루 앞둔 23일,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제2의 태평양 전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을 요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제국주의 침략 전쟁으로 주변국의 생존권을 위협한 일본이 핵오염수 방류로 대한민국과 태평양 연안국들에 또다시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을 가져오려 한다”며 “핵오염수 방류는 제2의 태평양 전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면 우리 수산업은 정말 다 망하는데, 정부는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라 일본 정부를 대변하고 있다”며 “상인들, 국민들, 어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일본 방류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방류를 찬성하거나 지지하는 건 아니라고 하는데, 국민을 상대로 말장난하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8월에 오염수를 방류해달라고 일본에 요청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를 거론하며, 정부가 내년 총선에 대비해 조기 방류를 요청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후쿠시마에서 방류한 지) 7∼8개월 후면 제주 해역, 우리 연안에 도달한다는 자료를 가지고 내년 총선 전에 ‘약 8개월 지났는데 검사해보니까 아직 (위험물질이) 없다. 안전하다’고 얘기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한국 정부의 방조로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왔다고 했다. 핵물질 해양 투기는 일본이 하는데, 피해국인 한국 정부가 국제환경단체의 비판을 받는 상황은 정말로 통렬히 국민께 사죄해야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기자회견을 요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께 명확한 입장과 계획을 보고해야 한다.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우리 국민의 뜻을 어떻게 전달했는지 국민을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염수 방류를 찬성 또는 지지하지 않는다’는 전날 정부의 발표를 두고도 “일본 정부가 (방류를) 최종 발표하기 전에 찬성하거나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마디라도 했어야 한다. (발표 이후에 그렇게 설명하는 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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