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글 보는 박대표 천막당사 2주년을 기념해 23일 오전 염창동 한나라당 천막당사 기념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국민들이 보내온 글들이 적힌 포스트잇을 읽어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한나라, 기사회생 계기된 천막당사 2주년
“국민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 일시방편으로 천막당사에 온 게 아니다. 여기서 총선을 치러내고 새 설계를 해서 거듭날 때까지 천막당사를 떠나지 않겠다.”(2004년 3월25일 박근혜 대표 천막당사 상임운영위원회 중에)
2004년 3월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한나라당은 탄핵의 역풍과 불법대선자금 수사로 당 지지율이 8%까지 폭락하는 벼랑 끝에 내몰렸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당을 구한 것은 박근혜 대표와 ‘천막’이었다. 박 대표는 2004년 3월25일 여의도 당사를 버리고 천막당사로 옮겨갔다. “거듭날 때까지 천막당사를 떠나지 않겠다”게 당시의 각오였다. 이후 박 대표는 한나라당에 시련과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천막초심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천막당사 시절로부터 2년이 지났다. 한나라당은 더이상 지지율 8%대의 사라질지 모르는 정당이 아니다. 지지정당 1위, 집권여당을 넘볼 수 있는 국회의석수. 한나라당은 ‘천막’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최연희 의원 성추행 사건, 이명박 황제 테니스 논란, 잇따른 공천잡음으로 다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박 대표와 지도부는 천막당사 2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천막초심 실천행사’를 벌이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헝그리 정신과 도덕성 재무장이라는 한나라당의 천막 초심은 천막처럼 어디로 사라진지 찾을 길이 없다.
대대적인 ‘천막초심 실천 주간 행사’
간단한 성명서만 냈던 지난해와 달라
천막당사 2돌을 기념하는 한나라당의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부산하다. 박근혜 대표가 직접 나서 천막당시 기념행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3일 염창동 당사에 마련된 천막당사 콘테이너기념관에서 ‘희망 포스트잇’ 행사를 열었다. '희망 포스트잇'은 16일부터 22일까지 1주일간 당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의견과 지난 2년간 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의견·정책제언·당에 접수된 민원 등 온·오프라인에 올라온 국민의 쓴소리 단소리를 모은 것이다. 박 대표 등 지도부가 콘테이너 벽을 가득 덮은 포스티잇에 담긴 메시지를 읽으며 결의를 밝혔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무심한 땅이라도 그곳에서 사람들이 이김으로써 승지라는 이름을 얻듯이 무심한 컨테이너도 한나라당이 가장 어려운 시절 고난과 인내와 노력이 담겨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천막당사 정신을 상징하는 곳이 되었다”고 천막정신을 강조했다. 또 콘테이너 주변에는 천막당사 시절의 사진이 전시되었고,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같은 사진을 누리꾼들에게 공개했다. 한나라당은 16일부터 24일까지를 ‘천막초심 실천 주간 시리즈'로 정하고, 포스트잇 행사, 사진전시와 함께 박 대표 정책투어, ‘대국민 약속 실천대회’ 등의 행사를 열어 분위기 반전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대대적인 기념행사는 간단한 대변인 성명만 냈던 지난해 1주년 기념식과 분명히 달랐다. 최연희 성추행 사건·공천 잡음…천막 초심 대신 웰빙근성? 한나라당의 대대적인 천막당사 기념행사는 최근 당안팎의 어수선한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천막정신과 관련해 “천막정신은 두 가지로 요약되는데 하나는 헝그리 정신이고, 둘째는 도덕 무장정신”이라며 “당시 헝그리 정신과 도덕 무장 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우리는 121석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의 상황을 보면 헝그리 정신과 투철한 도덕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전여옥 의원의 ‘DJ 치매 발언’이나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 이명박 시장의 황제 테니스 논란, 지방선거 공천잡음 등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웰빙당’이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04년 탄핵의 역풍에 휘말려 8%까지 떨어진 지지율이 40%까지 치솟고, 재보선 등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한나라당이 또 다시 오만과 해이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이런 탓에 정치권은 한나라당의 대대적인 천막당사 기념행사가 “정치 쇼”라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김두관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은 24일 회의에서 “우리가 보기에는 쇼같다”며 “한나라당은 웰빙당이나 귀족당을 벗어나 국민과 서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라”고 말했다.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도 23일 성명에서 “단발성 이벤트로는 돌아선 국민 마음을 되돌릴 수 없다”며 “초심으로 돌아가려면 황제·우중 테니스, 성추행 최연희 의원의 구명운동에 대해 박 대표가 대국민 사과부터 하라”고 꼬집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박근혜 대표는 오늘 천막당사에서 2년 전 위기 탈출의 안도감을 쓰다듬을 것이 아니라 ‘슈퍼특권정당'의 낡은 그림자를 부둥켜 안고 참회의 눈물을 흘려야 한다”며 “천막당사로 국민의 눈을 속이고 살아남은 지 2년 밖에 지나지 않아 다시 특권과 귀족정치, 성추행정당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 박 대표가 직접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철만 되면 천막을 찾는 이유가 뭐냐” “30% 지지율로 정권교체 어림없다” 분발 촉구하기도 천막당사 기념식을 바라보는 누리꾼 시각도 곱지 않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서 실망과 분발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아우성이 쏟아지고 있다. ‘rlarla9712’는 “천막회의는 절박성,진정성, 국민적 공감대가 있을 때 먹히는 일종의 충격요법”이라며 “최연희 성추행, 이명박의 황제 테니스를 앞에 놓고 벌인 천막 이벤트는 국민을 우롱하는 정치쇼고 썰렁 개그”라고 비난했다. ‘ahskal’는 “국민 속에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성추행당’이라서 행복한 것 아니냐”며 “국민은 한나라당이 천막당사로 돌아가는 이벤트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민생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원한다”고 일갈했다. ‘soboho’는 “선거철만 되면 천막 찾는 이유가 뭐냐”며 “이벤트 정치는 지겹다”고 꾸짖었다. ‘cbsw0415’는 “정말로 긴장이 풀려서 인가, 아니면 잠복된 문제들이 폭발한 것인가? 연일 터지는 불미스러운 일에 답답함이 말할 수 없다”며 “30%대로 폭락한 지지율로 정권 교체는 어림없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천막당사 2돌을 기념하는 한나라당의 움직임은 어느 때보다 부산하다. 박근혜 대표가 직접 나서 천막당시 기념행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3일 염창동 당사에 마련된 천막당사 콘테이너기념관에서 ‘희망 포스트잇’ 행사를 열었다. '희망 포스트잇'은 16일부터 22일까지 1주일간 당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의견과 지난 2년간 당 홈페이지에 올라온 의견·정책제언·당에 접수된 민원 등 온·오프라인에 올라온 국민의 쓴소리 단소리를 모은 것이다. 박 대표 등 지도부가 콘테이너 벽을 가득 덮은 포스티잇에 담긴 메시지를 읽으며 결의를 밝혔다. 박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무심한 땅이라도 그곳에서 사람들이 이김으로써 승지라는 이름을 얻듯이 무심한 컨테이너도 한나라당이 가장 어려운 시절 고난과 인내와 노력이 담겨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천막당사 정신을 상징하는 곳이 되었다”고 천막정신을 강조했다. 또 콘테이너 주변에는 천막당사 시절의 사진이 전시되었고,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같은 사진을 누리꾼들에게 공개했다. 한나라당은 16일부터 24일까지를 ‘천막초심 실천 주간 시리즈'로 정하고, 포스트잇 행사, 사진전시와 함께 박 대표 정책투어, ‘대국민 약속 실천대회’ 등의 행사를 열어 분위기 반전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대대적인 기념행사는 간단한 대변인 성명만 냈던 지난해 1주년 기념식과 분명히 달랐다. 최연희 성추행 사건·공천 잡음…천막 초심 대신 웰빙근성? 한나라당의 대대적인 천막당사 기념행사는 최근 당안팎의 어수선한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천막정신과 관련해 “천막정신은 두 가지로 요약되는데 하나는 헝그리 정신이고, 둘째는 도덕 무장정신”이라며 “당시 헝그리 정신과 도덕 무장 정신을 가지고 있었기에 우리는 121석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한나라당의 상황을 보면 헝그리 정신과 투철한 도덕성을 의심하게 하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전여옥 의원의 ‘DJ 치매 발언’이나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사건, 이명박 시장의 황제 테니스 논란, 지방선거 공천잡음 등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웰빙당’이라는 비판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04년 탄핵의 역풍에 휘말려 8%까지 떨어진 지지율이 40%까지 치솟고, 재보선 등에서 잇따라 승리하면서 한나라당이 또 다시 오만과 해이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이런 탓에 정치권은 한나라당의 대대적인 천막당사 기념행사가 “정치 쇼”라며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김두관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은 24일 회의에서 “우리가 보기에는 쇼같다”며 “한나라당은 웰빙당이나 귀족당을 벗어나 국민과 서민을 위한 정당으로 거듭나라”고 말했다. 이상열 민주당 대변인도 23일 성명에서 “단발성 이벤트로는 돌아선 국민 마음을 되돌릴 수 없다”며 “초심으로 돌아가려면 황제·우중 테니스, 성추행 최연희 의원의 구명운동에 대해 박 대표가 대국민 사과부터 하라”고 꼬집었다.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박근혜 대표는 오늘 천막당사에서 2년 전 위기 탈출의 안도감을 쓰다듬을 것이 아니라 ‘슈퍼특권정당'의 낡은 그림자를 부둥켜 안고 참회의 눈물을 흘려야 한다”며 “천막당사로 국민의 눈을 속이고 살아남은 지 2년 밖에 지나지 않아 다시 특권과 귀족정치, 성추행정당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 박 대표가 직접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거철만 되면 천막을 찾는 이유가 뭐냐” “30% 지지율로 정권교체 어림없다” 분발 촉구하기도 천막당사 기념식을 바라보는 누리꾼 시각도 곱지 않다. 한나라당 홈페이지에서 실망과 분발을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아우성이 쏟아지고 있다. ‘rlarla9712’는 “천막회의는 절박성,진정성, 국민적 공감대가 있을 때 먹히는 일종의 충격요법”이라며 “최연희 성추행, 이명박의 황제 테니스를 앞에 놓고 벌인 천막 이벤트는 국민을 우롱하는 정치쇼고 썰렁 개그”라고 비난했다. ‘ahskal’는 “국민 속에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성추행당’이라서 행복한 것 아니냐”며 “국민은 한나라당이 천막당사로 돌아가는 이벤트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민생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원한다”고 일갈했다. ‘soboho’는 “선거철만 되면 천막 찾는 이유가 뭐냐”며 “이벤트 정치는 지겹다”고 꾸짖었다. ‘cbsw0415’는 “정말로 긴장이 풀려서 인가, 아니면 잠복된 문제들이 폭발한 것인가? 연일 터지는 불미스러운 일에 답답함이 말할 수 없다”며 “30%대로 폭락한 지지율로 정권 교체는 어림없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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