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국회·정당

‘국회 비회기 기간’ 불체포특권 포기? 석 달 전 약속 ‘뒤집기 재해석’

등록 2023-09-20 20:39수정 2023-09-21 08:50

불체포 특권은 ‘회기 중’ 전제인데…이재명 대표 쪽 “특권 포기 입장 변함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당 소속 의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8일 오후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열린 당 소속 의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자신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달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낸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불체포 특권 포기’를 약속했던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뒤집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대표 쪽은 3개월 전 선언은 ‘국회 비회기 기간 중 구속영장 심사에 응하겠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불체포 특권’의 의미로 비춰볼 때 궁색한 합리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는 이미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말씀드렸다. 민주당도 표결이 없는 비회기 중 영장청구가 가능하도록 여러차례 기회를 주었다”고 강조했다. 국회는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던 지난 7~8월 세차례에 걸쳐 비회기 기간(7월1~9일, 7월29일~8월15일, 8월26~31일)을 둔 바 있다. 비회기에 검찰이 국회의원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국회에서의 체포동의안 표결 절차 없이 영장실질심사로 ‘직행’하는 게 가능하다. 이 대표는 “검찰은 끝내 이를 거부하고 굳이 정기국회에 영장을 청구해 표결을 강요했다”며 “가결하면 당 분열, 부결하면 방탄 프레임에 빠트리겠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6월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수사에 대한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선언했다. 이 대표 쪽은 석달 전의 ‘불체포 권리 포기’ 선언과 이날 ‘체포동의안 부결’ 요청 사이에 모순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쪽 관계자는 “당당하게 (영장 심사를) 받겠다는 것은 비회기 때 표결 없이 하게 해달라는 요구였던 것”이라며 “불체포 특권 포기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자체가 ‘회기 중’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헌법 제44조는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주장과 ‘회기 중 체포동의안 표결을 받지 않겠다’는 주장은 동시에 성립할 수 없는 셈이다. 또한 ‘무도한 검찰’이라는 이 대표의 판단은 지난 6월이나 현재나 변화가 없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 때문에 ‘불체포 특권 포기’ 선언을 뒤집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친이재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국회 차원에서 구속 필요성을 공인하는 셈이고, 법원도 영장을 발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논리가 공공연하게 공유되어왔다. 한 당 관계자는 “(검찰의 주장을 반박한) 이 대표의 (부결 촉구) 입장문 전반부만 보면 검찰이 청구한 영장이 당연히 기각될 것 같은데, 정작 이 대표의 결론은 ‘체포동의안을 부결해야 한다’는 거라 혼란스럽다”며 “메시지 관리 측면에서도 철저한 패착으로 보이는데, 이 대표 쪽이 조급하다는 인상만 심어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국힘, 선 넘은 ‘헌재 흔들기’…“탄핵안 인용 대비해 여론몰이” 1.

국힘, 선 넘은 ‘헌재 흔들기’…“탄핵안 인용 대비해 여론몰이”

내란특검법 또 거부한 최상목…민주, 탄핵은 안 꺼냈다 2.

내란특검법 또 거부한 최상목…민주, 탄핵은 안 꺼냈다

최상목, 공관장 인사는 했다…대사 11명에 신임장 3.

최상목, 공관장 인사는 했다…대사 11명에 신임장

쪼개진 개혁신당, 최고위도 따로…‘허은아 대표 해임’ 놓고 팽팽 4.

쪼개진 개혁신당, 최고위도 따로…‘허은아 대표 해임’ 놓고 팽팽

국힘 논리대로면 ‘다 법조 선후배’ 윤석열은 누가 재판하나 5.

국힘 논리대로면 ‘다 법조 선후배’ 윤석열은 누가 재판하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