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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재명, 국회 표결 하루 전 체포안 ‘부결’ 호소…단식 취지 ‘퇴색’

등록 2023-09-20 19:07수정 2023-09-21 08:52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방문해 입원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체포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을 하루 앞둔 20일 “명백히 불법부당한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부결을 호소했다. 이는 석달 전 이 대표가 했던 ‘불체포 특권 포기’ 약속을 뒤집은 것이자, ‘윤석열 정권의 민주주의 파괴 저지’라는 단식 취지를 퇴색시킨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이 대표 체포동의안 찬반에 관한 당론을 정하지 않기로 한 민주당은 21일 표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단식 21일째인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검찰이 구속영장에서 제기한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이 “황당무계하다”며 “3류 소설 스토리라인도 못 되는 수준”이고 “명백한 정치보복이자 검찰권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명백히 불법부당한 체포동의안 가결은 정치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다. 검찰독재의 폭주기관차를 국회 앞에서 멈춰 세워 달라”고 부결을 촉구했다. 또 “검찰의 영장 청구가 정당하지 않다면 삼권분립의 헌법질서를 지키기 위한 국회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것이 검찰의 정치 개입과 헌정 파괴에 맞서는 길이라 확신한다”며 “이 싸움은 단지 이재명과 검찰 간의 싸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111석)과 정의당(6석) 등이 전원 찬성표를 던진다고 전제할 때, 민주당(167석) 의원 가운데 28명가량이 찬성표에 합류하면 체포동의안은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전격 호소는 당내 이탈표(찬성)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글이 나온 뒤 연 의원총회에서 “체포동의안 가부결에 관한 당론을 채택하지 않고, 의원이 각자 판단하기로 했다”고 이소영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말은 지난 6월 약속과 다르다. 그는 6월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저를 향한 정치 수사에 대해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며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 (여권에) 빌미를 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이 대표는 “범죄 증거가 충분하다면 표결이 필요 없는 비회기 중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맞다”고 이날 밝혔다.

 이 대표의 부결 주장에 당내에서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 비이재명계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의원들 사이에서 이 대표가 6월 연설에서 했던 이야기는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는 말이 나온다. 다른 곳도 아닌 국회 대표 연설에서 대국민 약속을 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당당하게 걸어가겠다고 했지 않나. 국민을 속이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1일 본회의에서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민주당이 낸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표결이 이뤄진다. 민주당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방송법 개정안도 이날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두 법안이 상정되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으로 대응하는 것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19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19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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