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26일)를 앞두고 ‘친이재명’ 성향의 김민석(59)·홍익표(56)·우원식(66)·남인순(65·기호순) 의원이 24일 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친명계가 결집하고 비명계가 숨을 죽이면서, 원내대표 선거가 ‘친명 일색’으로 치러지게 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마감한 원내대표 경선 후보에 김민석·홍익표·우원식·남인순 의원 등 4명이 등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친명 성향으로 분류된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우 의원은 이재명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남 의원도 서울 선거대책본부를 이끌었다. 김 의원은 이재명 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아 이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홍 의원의 경우 대선 경선 당시엔 이 대표와 경쟁한 이낙연 후보 캠프에서 총괄정책본부장을 맡았지만, 지난 4월 박광온 전 원내대표와 경쟁한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명계의 조직적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왼쪽에서부터 김민석·홍익표·남인순·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한겨레 자료사진.
앞서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주류의 의견을 대변해온 송갑석 최고위원이 사퇴한 가운데, 원내대표까지 친명계가 맡게 될 경우 민주당 안에서 이견이 제기될 공간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출마의 변을 밝힌 김 의원과 남 의원은 한목소리로 ‘이재명을 지키겠다’고 강조하며 ‘가결파’를 비판했다. 김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막고 민생을 살리고 이재명 대표를 지키겠다”고 했다. 그는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해 “체포동의안 가결 당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결과적으로 국민의힘과 협잡을 한 것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남 의원 역시 출마 선언문을 내어 “검찰을 앞세운 부당한 야당 탄압에 맞서 이재명 당 대표와 당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자 결단했다”고 밝혔다. 그 역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를 두고 “지지자들과 당원들을 좌절시키고 분노케 한 분열의 모습을 결코 반복하거나 확대 재생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후보 등록 막판에 4선 중진이자, 이미 한차례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의원이 등판하면서 ‘합의 추대론’도 힘을 얻고 있다. 26일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있는데다, 당내 갈등이 격화된 위기 상황에서 경선을 치르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새 원내대표는 법원이 이 대표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당대표 대행을 맡아 혼란과 갈등을 수습해야 하는 만큼 중량감 있는 인물이 맡아야 한다는 판단 아래 여러 초선·재선 의원들이 우 의원의 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초선 의원은 “지금 당 최대 과제는 결속이다. 우 의원이 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와 호흡이 잘 맞고 당내에서 공적인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는 면에서 폭넓게 지지를 받고 있어 추대를 전제로 한 출마를 설득했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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