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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이재명 ‘단합’ 메시지는 총선 승부수…분열 덮고 민생부터

등록 2023-10-23 18:40수정 2023-10-24 02:46

이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 왈가왈부 않기를”
가결파 징계 논란 일단락…반전기회에 집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당무에 복귀하며 전에 없이 강한 어조로 ‘단합’을 강조한 데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로 모처럼 마련된 반전의 기회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6개월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당내 갈등의 불쏘시개가 될 이슈를 붙들고 당력을 낭비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로써 지난달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이후 한달여간 이어진 ‘가결파 징계 논란’은 일단락된 모양새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의 삶이 절박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 당내에선 ‘방향은 예상했으나 생각 이상 단호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애초 이 대표는 당내 강경파와 강성지지층의 ‘가결파 처분’ 주장에 어떻게 대응할지 “일단 미뤄두자”는 입장이었다. 당대표직에 취임한 지난해 8월 이후 이 대표는 당내 비주류를 공격하는 강경파에게 자제를 촉구한 적은 있으나 발언 자체를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린 적은 없다. 이 때문에 이 대표 쪽 관계자는 이날 발언이 “이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이런 방침을 세우기까지 당내에선 여러 경로로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을 앞두고 분열을 막는 것은 물론, 대선 주자로서 ‘중도 확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강성지지층을 넘어선 정치를 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았다고 한다. 한 비주류 초선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 대표는 승부에 대한 동물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라서 총선에서 이기는 거야말로 자기 생존에 직결된다는 걸 잘 안다. 민주당에도 좋고 본인한테도 좋은 길을 택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체포동의안 정국’의 내상은 주류와 비주류 모두 깊은 탓에 계파 간 갈등의 불씨는 살아 있는 상태다. 한 비주류 재선 의원은 “진짜 통합은 변화와 혁신을 수반해야 한다”며 “강성지지층에 올라탄 정치, 방탄 정당의 부담을 해소하고 중도층을 견인할 쇄신에 나서지 않는 한 통합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공천에서 ‘국민 눈높이’를 명분으로 양쪽의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다만 이날 이 대표가 ‘민생’을 함께 강조한 것은, 향후 이 대표가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과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방향으로 선회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민생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 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내각 총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내각이 총사퇴할 각오로 쇄신해야 한다, 민생 내각이 돼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당분간 고강도 대여 투쟁 대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민생 문제 해결 등 ‘민생 행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이날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니 저희도 협력하고 노력해서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엄지원 강재구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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