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자신의 수행실장에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의 아들을 기용한 것으로 13일 드러났다. 32년간 서대문구 신촌동 세브란스병원에서 근무해온 인 위원장은 내년 총선에서 이 병원이 있는 지역구인 서대문갑 출마가 거론돼 왔다.
인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뒤 이 구청장의 아들 ㄱ씨를 수행실장으로 뒀다. ㄱ씨는 인 위원장의 언론 대응이나 행사 참석 등 일정 관리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청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인 위원장과 서대문구에 같이 살고 있고, 대학 시절부터 잘 아는 사이”라며 “당에서 혁신위원장 제안을 받았을 때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인 위원장이) 필요하다면 도와줄 사람을 지원해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먼저 도움을 요청한 건 인 위원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아들은 “학교 다닐 때부터 제 선거를 많이 도와줬기 때문에 정치판 돌아가는 걸 알고 있는 친구”라고 했다.
그러나 이 구청장은 자신의 아들이 기용된 것과 인 위원장의 서대문갑 출마 관련성을 두고는 “(서대문갑 출마는) 이미 어렵다고 얘기가 나온 것 아니냐. 혁신위원장 하면서 당에 ‘칼질’을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 서대문갑은 2000년 총선 때부터 이 구청장과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리턴 매치를 거듭 펼치며 의원직을 주고받았다. 2012년부터는 우 의원이 이 지역구를 지키고 있는데, 그가 내년 총선 불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하면서 국민의힘은 탈환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원장 임명 전날(10월22일)에도 이 구청장 등과 함께 지역에서 열린 서대문구협회장기 축구대회 개회식에 참석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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