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까막눈 북한 다시 눈 뜨게 해”…‘9·19 효력 정지’ 비판

전직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김 의원
“북 무인기 침투 일상 될 것” 지적

허태근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 효력정지 관련 국방부 조치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김병대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연합뉴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일부를 효력정지한 것을 두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북한이 무인기(드론)를 전방으로 추진해 우리를 감시할 여건을 마련해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4성 장군 출신인 김 위원은 2018년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한 미연합사 부사령관으로 , 9·19 군사합의 체결 과정에 참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9·19 군사합의로 군사분계선 인근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면서 우리도 제한을 받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사람으로 비교하면 (남한은) 시력 1.5에서 1.4로 조금 제한됐지만, 공중 감시수단이 많지 않은 북한은 0.4에서 0.1로 거의 까막눈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도 정부가) 비행금지구역에 효력정지를 해 북한의 눈을 뜨게 만들어줬다”며 “앞으로 (북한의) 무인기 침투가 일상화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아직 우리는 북한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고 타격하는 체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작년 말에 북한 무인기가 서울 상공을 헤집고 다녔을 때도 속수무책이지 않았느냐”며 “그 당시는 감시 무인기였으니 다행이지, (앞으로) 거기에 폭탄을 싣고 우리 지역에 테러를 한다면 어떻겠냐”고 우려했다. 또 “드론이 군사분계선 가까이 와 경고사격을 하다 보면 그 피탄이 북한으로 넘어갈 수 있고, 역으로 북한이 우리 무인기에 사격하고 그러다 보면 우발적인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9·19 군사합의는) 북한에게 계속 지키라고 요구할 수 있는 안전핀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어긴다고 효력을 정지하는 건) 법이 있는데 범법자가 많이 생긴다고 법을 없애는 꼴이다. 한반도를 긴장 국면으로 (가져)갈 수 있는 악수(를 둔 것)”라고 비판했다.

고한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