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 의원총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총선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6일 국민의힘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해 출입국·이민관리청(이민청) 신설 방안을 직접 소개했다. 이민청은 한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추진해온 것이지만 ‘한동훈 총선 역할론’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의총에 참석해, 사실상 여당 의원들과 ‘상견례’를 치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총에서 “꼭 필요한 외국인만 정부가 정교히 판단해 예측 가능성 있게 받아들이고, 불법체류자를 더 강력히 단속하는 등 정부가 (이민을) 관리·통제해서 그립(장악력)을 더 강하게 잡겠다는 것”이라며 이민청 설립의 필요성과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20여분간 이어진 발언 가운데 정치 현안 관련 내용은 전혀 없었다.
부처 장관이 정책 현안을 설명하려고 여당 의총에 참석하는 것도 드문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 장관은 현재 여권에서 정치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하나인데다, 4개월 남짓 남은 총선 출마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보통 장관이 의총에 와서 설명하는 건 현안에 첨예한 갈등이 있거나, 당에서 분명한 태도를 정하지 못할 때인데, 이민청은 그렇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한 장관의 참석은 사실상 ‘(여의도) 신고식’”이라고 말했다.
의총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난 한 장관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정책을 정부와 여당이 함께 논의하는 것은 통상적인 직무 수행”이라며 이날 일정을 총선 출마와 연관 짓는 해석에 선을 그었다. 출마를 위한 장관직 사퇴 가능성을 두고는 “제가 진퇴하는 문제는 제가 정할 문제가 아니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총선 역할론에도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한편, 한 장관은 김건희 여사가 명품 가방을 선물로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필요할 경우 김 여사를 수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가정을 갖고 계속 물어보시면…”이라며 선을 그었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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