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국회에서 열린 ‘세 번째 권력’ 출범식에서 발언하는 류호정·장혜영 의원. 사진 ‘세번째 권력’ 제공.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12일 ‘새로운선택’ 신당 창당에 나선 같은당 류호정 의원을 향해 탈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내년 1월 정의당 당원 총투표 전까지는 탈당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의당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 새로운 세력을 만들겠다고 한다면 그 세력에 가서 하는 게 누가 봐도 상식적인 일”이라며 “류 의원이 국민들을 설득해 보고자 한다면 저는 가장 멋진 모습으로, 가장 명분 있는 모습으로 추진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비례대표 의원이 소속 정당의 출당·제명 없이 당적을 이탈하거나 변경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장 의원은 전날 류 의원이 금태섭 전 의원과 함께 병역 성평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 “여군 안에 일어나는 일들만 봐도 현재 존재하는 성차별 구조를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별로 좋은 정치 행보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모든 남성은 가해자라는 명제에 기초해 페미니즘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한 이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페미니즘이 모든 남성을 가해자로 설정해 놓고 추진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가정 자체가 무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류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의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얼마 전 당원 인식조사를 했다. 그때 새로운 선택 등 제3지대에 대해서 4분의 1 정도 되는 당원들이 긍정했다. (정의당이) 1월 중에 당원 총투표로 선거방침을 정하게 되는데 그때까지 당원분들을 좀 설득해 나가려 한다”며 당장 탈당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1월로 예정된 당원 총투표까지는 정의당에 남아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설득하기 위해 당적을 유지하겠다는 취지다.
정의당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쏟아졌다. 김준우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동창당을 선언한 ‘새로운선택·세번째 권력’이 창당대회 초대장을 보낸 사실을 공개하며 “아무리 생각해도 류호정 의원과 조성주 (세번째 권력) 위원장이 탈당계는 내주시고 초청장을 보내는 게 맞다고 본다”며 “16일까지 두 분의 탈당계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지방의원들도 이날 성명문을 내 “더 늦기 전에 류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고 탈당해 자신이 선택한 정치적 길을 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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