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왼쪽)가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 씨지브이에서 열린 ‘길 위에 김대중’ 브이아이피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주요 인사들이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길 위에 김대중’ 시사회에 대거 참석했다.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인 내년에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김대중 정신’을 부각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용산 씨지브이(CGV)에서 열린 ‘길 위에 김대중’ 브이아이피(VIP) 시사회에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 한화갑 전 대표와 권노갑 상임고문, 임채정 전 국회의장, 김동연 경기지사,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설훈·박용진·천준호·권칠승 의원 등 민주당 인사들이 두루 참석했다. 이 대표는 시사회 전 기자들과 만나 “평소 존경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탄생 100주년 기념 영화가 개봉해서 참 감개무량하다. 김 전 대통령께서 열어젖혀오신 민주주의의 길을 존경하는 김부겸 전 총리와 함께 잘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부겸·이낙연·정세균 삼총리 연대설’ 등이 나돈 상황에서 김 전 총리와의 연대를 다진 것이다.
다만 시사회 전후 총평의 방점은 조금씩 달랐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정말 큰 거목으로 (자신의) 권한을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으로 바꿔오신 그의 삶을 잘 조명했다. 한편으론 흑백 영상 속에서만 볼 수 있는 과거의 모습들이 다시 우리 사회에 전개되지 않을까 걱정도 들었다”고 말해 현 정부의 일방적인 국정 운영을 영화 속 독재 시대에 투영했다. 반면 김 전 총리는 “한 지도자의 철학과 비전, 그리고 그분의 의지가 얼마나 많은 역사의 물줄기를 이렇게까지 끌고 왔는가 생각이 들어 먹먹하고 숙연해졌다. 지금 대한민국의 많은 정치인도 무거운 짐을 기꺼이 질 각오를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영 전 이 대표에게 “당을 위해서 늘 큰 폭의 행보를 해주시라”고 강조한 것과 더불어 뼈 있는 조언을 남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도 “이재명 대표가 ‘영화를 보며 김 전 대통령의 소중한 면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고, 이 대표에게 ‘앞으로 그런 과정을 밟아주길 바란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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