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우리와 같은 방향” 일단 환영

민주당은 고건 전 총리의 신당 창당 선언을 일단 환영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2일 낸 논평에서 “우리는 이미 민주당의 정통성과 정체성, 역사성을 계승하는 전제 아래서 ‘헤쳐 모여’식 신당 창당을 제안한 바 있다”며 “고 전 총리가 말한 중도실용 개혁세력의 통합은 민주당의 방향과 일치하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고 전 총리가 “뜻을 함께하는 많은 이들과 연대하고 그걸 ‘헤쳐 모여’ 방식이라고 한다면 그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 데 주목하고 있다. 신당의 형태가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민주당이 그동안 주장해 온 ‘제3지대에서의 헤쳐 모여’식 정계개편과 맥을 같이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고 전 총리가 주창한 ‘중도실용 개혁’ 이념이 민주당의 지향과 공통점이 많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상열 대변인은 “이제 고 전 총리 쪽과 대화를 통해 정계개편 입장을 조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가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에 전념해야 한다”며 신당 추진 과정에서 노 대통령을 배제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점도 민주당으로서는 고무적이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이라는 인물 중심으로 생겨난 정당은 성공하지 못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고 전 총리의 행보가 민주당의 정계개편 구상과 반드시 일치한다고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자칫 민주당이 고 전 총리 중심의 개편 논의에 힘없이 빨려들어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다. 한화갑 대표도 이날 연세대에서 열린 ‘김대중 도서관’ 후원의 밤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제3지대에서의 헤쳐 모여’식 정계개편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고 전 총리의 행보를) 지켜봐야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태규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