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창당 주역들의 최근 발언들
퇴장 앞둔 열린우리당 ‘창당 3돌’
의원·당직자 100여명 ‘마지막 생일잔치’ 쓸쓸
김 의장 “지난 동영상 보니 뭉클” 재결속 호소
참여정부 역대 장·차관 등 ‘국정자문위’ 출범 10일 열린우리당 영등포 당사엔 4개의 화환이 쓸쓸하게 놓여 있었다. 열린우리당 창당 3돌(11일)을 축하하는, 노무현 대통령과 임채정 국회의장, 한명숙 총리, 이용희 국회 부의장이 보낸 화환이었다.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통합신당 추진을 선언한 채 문 닫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생일을 축하하는 창당 3돌 기념식엔 의원과 당원, 당직자 등 100여명만 참석했다. 김근태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 이미경 상임위원 등 당 지도부와 천정배·신기남·문희상 의원 등 창당 주역들이 상석에 자리 잡았다. 또다른 창당 주역인 정동영 전 의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로고송이었던 ‘상록수’가 은은히 퍼지는 가운데, 열린우리당의 지난 3년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됐다. 노 대통령 당선에서부터 대통령 탄핵과 원내 과반수 획득, 4대 입법 공방 과정 등이 천천히 스크린에 투영됐다. “동영상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났다”는 김근태 의장은 당사에서 기르는 개 이야기로 격려사를 시작했다. “1년 전부터 집 잃은 개가 우리를 찾아와 이름을 ‘우리’라고 지었습니다. 마침 창당 3돌을 맞아 ‘우리’가 귀여운 강아지 세 마리를 낳았습니다. 창당 정신을 기린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평화’ ‘번영’ ‘통합’이라고 붙였습니다.” 김 의장은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법”이라며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창당 정신을 실현하는 그 길로 함께 가자”고 격려했다. 이어 문희상 상임고문이 ‘창당’을 외치자 참석자들은 ‘정신’으로 화답했고, ‘처음’이라고 소리치자 ‘처럼’이라고 대꾸하며 포도주스로 건배를 들었다. 당 소속 의원들은 한 자리에 모여 주먹을 쥐고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했다. ‘100년 정당’을 꿈꿨다가 ‘3년 천하’로 꿈을 접어야 할 상황이지만, 언제까지나 울상만 짓고 있을 수 없다는 몸짓이었다. 열린우리당은 기념식이 끝난 뒤 참여정부 역대 장·차관 및 선거 출마자들로 구성된 국정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문희상 상임고문이 위원장을 맡았고,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지은희 전 여성부 장관,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 등이 부위원장을 맡았다. 김근태 의장은 “지난날 노무현·김대중 정권 출범에 기여한 지지자들이 다시 한번 재결집해야 한다”고 호소했지만, 재결속을 누구도 자신하지 못하는 듯 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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