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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회·정당

‘돈다발’ 공천 책임 이방호에 ‘화살’

등록 2008-03-26 23:22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부적격자인 김택기 후보를 공천한 공천심사위에 당헌·당규를 위반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A href="mailto:xogud555@hani.co.kr">xogud555@hani.co.kr</A>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천부적격자인 김택기 후보를 공천한 공천심사위에 당헌·당규를 위반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인명진 “실무 책임자로 전과 무시 당헌·당규 어겨”
친박 강창희 의원이 추천…‘계파’ 따지다 발등 찍어
김택기 전 의원(강원도 태백·영월·평창·정선)의 돈다발 사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공천 심사가 원칙을 어겼다”는 책임론이 당내에서 제기되고, 그 화살이 이방호 사무총장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인명진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은 2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전 의원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당헌·당규상 공천신청조차 할 수 없는 부적격자였는데도 공천을 받았다”며 “윤리위원회 회의 결과, 당헌·당규에 저촉되는 공천을 한 것도 당헌·당규 위반이기 때문에 누군지 조사를 해서 해당 행위가 밝혀지면 책임을 묻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책임 당사자로 이방호 사무총장을 지목했다. 그는 “외부에서 (공심위에) 참여한 사람이야 잘 몰라서 그럴 수 있다고 양해되지만, 이방호 사무총장은 당에서 실무 책임자로 참여했는데 당헌·당규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지 않는가. 이를 방치했다는 건 당헌·당규를 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정치적·도덕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공심위의 한 관계자는 “공심위에서도 김 전 의원의 ‘국회 노동위 돈봉투 사건’이 거론됐지만, 이를 부정부패 사건으로 볼 수 없다는 반론이 나와 넘어갔다”며 “대다수 공심위원들은 선거법 위반 등은 적용하지 말고, 오로지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 위반만 문제 삼자고 하면서부터 기준이 모호해졌다”고 짚었다.

당 지도부는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조윤선 대변인은 “윤리위가 공천 심사 과정을 조사하겠다는 취지는 이해가 가지만, 공천심사위원회는 합의제 기구여서 아무개 위원이 문제가 있다고 집어내는 것이 적절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나 혼자 결정한 일이 아니다”라며 대응을 꺼리고 있다. 이에 따라 누가 김 전 의원을 공천했느냐는 책임론으로까지 문제가 번지고 있다.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는 과정을 보면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들의 무딘 윤리 감각이 한몫을 했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공심위원들이 계파 이해관계를 따르느라, 원칙과 기준을 소홀히 했던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공심위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 전 의원에게 공천을 주자고 처음 제안한 사람은 ‘친박근혜’ 성향의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이었다. 한 공심위원은 “당시 다른 후보들을 이광재 통합민주당 의원과 가상대결을 붙여봤더니 지지율이 턱없이 낮았지만, 김 전 의원은 어느 정도 대적할 만했다”며 “강 위원장이 당선 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 공천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강 위원장뿐 아니라 대다수 공심위원들도 김 전 의원의 도덕성 시비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 공심위원은 “김 전 의원의 전과를 놓고 의논하던 중, 한 위원이 ‘그는 부정부패가 아니라 노사 문제 때문에 실형을 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노사 문제가 불씨가 되어 국회에 금품 로비를 벌이다 전과를 얻었다. 공심위원들이 이를 애써 눈감은 것이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김 전 의원의 ‘과거’를 거듭 문제 삼자, 한 핵심 공심위원은 ‘오히려 인 위원장의 지적과 거꾸로 공천해야겠다’는 말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김 전 의원의 금품 살포 혐의 같은 불상사가 일어난 근본 원인은, 한나라당이 이번에 당헌·당규처럼 정해진 기준에 따른 ‘공천’을 하지 않고 계파 유·불리만 따지는 ‘사천’을 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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