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외교결례…공식 해명” 요구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21일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손 대표의 쇠고기 관련 발언에 대해 항의했고, 민주당은 이를 ‘외교적 결례’라며 주한 미국 대사관에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오전 10시20분과 11시40분께 두 차례 손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러운(disappointed)’ ‘불안(anxiety)’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어제 이명박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금지’를 발언한 것이 실망스럽다. 불안을 야기한 데 대해 유감스럽다”며 항의했다고 민주당 쪽이 밝혔다.
손 대표는 버시바우 대사의 항의 전화에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전했다. 차 대변인은 “미국대사의 자격으로 자유무역협정이나 쇠고기 문제에 대해 협조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서 야당의 정책적인 견해에 대해 실망했다고 표현한 것은 정말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버시바우 대사의 적절한 해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버시바우 대사는 “우리는 사적인 대화를 나눴다. 당(민주당)에서 사적인 대화를 공개한 데 대해 좀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들과 만나 “나는 한국의 정치인들과 사적인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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