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도 ‘뾰루퉁’
청와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청와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한나라당과 청와대는 29일 ‘여야 합의 민생법안 31일 처리’ 등을 요구한 김형오 국회의장의 입장표명에 불만족스런 반응을 보였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늘 국회의장께서 입장을 천명했는데, 한마디로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목말라하는 법안들의 연내 처리가 무산되는 것 같아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안이 몇 개 되지도 않는데 이를 처리하려 31일 본회의를 열자는 의장의 판단은 너무 안이하고 나이브(순진)하다. 답답하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청와대 역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며 김 의장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민생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으며, 하루빨리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통과·처리돼야 새해 들어서 곧바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다”며 “김 의장도 국민들의 기대가 어디에 있는지 잘 헤아리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들의 불만은 새달 2일 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 전에 김 의장의 직권상정에 기대어 85개 중점처리 법안을 처리하려 했던 기대가 물건너가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여당 쪽에선 청와대 쪽의 ‘연내 처리 드라이브’에 부응하지 못한 데 따른 ‘자괴심’도 엿보인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연내 처리는 어렵더라도 1월8일(임시국회 마지막날)까지는 쟁점법안에 대해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주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1월8일 무렵 상황과 관련해 “직권상정 문제를 포함해”를 언급했다. 격앙한 야권과 달리, 여권의 불만 표출에선 표정관리 인상도 묻어나는 셈이다.
성연철 황준범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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