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홈플러스 앞에서 열린 이찬열 후보의 지원유세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수원 장안 등 본격 선거전
여 “야당 구태정치 심판”
야 “위장 서민정책 심판”
승패따라 ‘세종시’도 영향
여 “야당 구태정치 심판”
야 “위장 서민정책 심판”
승패따라 ‘세종시’도 영향
10·28 국회의원 재보선의 막이 오른 15일 여야 지도부는 전철역 출근인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섰다.
정몽준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지도부는 아침 7시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역 앞에서 출발해 안산 상록을, 경남 양산 등 3곳의 재보선 지역을 돌면서 “반대만 일삼는 야당의 구태 정치를 심판해 달라”고 유권자의 결단을 요구했다. 같은 시간 경기도 안산시 상록역에서 출근인사를 시작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안산 상록을과 수원 장안 지역 곳곳을 누비며 “이명박 정부의 독주와 독선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 야당인 민주당에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여야 지도부가 정치적 사활을 걸고 총력전에 나선 것은 이번 재보선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의 흐름이 갈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내년 6월 지방선거의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둔 여야는 내년 지방선거에 정치적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여당인 한나라당이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 등 수도권 지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서울시장·경기지사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민주당이 두 곳의 수도권 승부처에서 승리하면, 수도권에서 경쟁력 있는 광역·기초단체장 후보 발굴에 고심해 온 민주당은 자신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인물을 수혈하며 한나라당과 ‘진검승부’를 펼칠 발판을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이번 재보선은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친서민 정책에 대한 정치적 심판의 의미도 담겨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 “경제 살리기와 선진국 진입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중도실용, 친서민 정책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구태 야당 심판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이명박 정부의 위장 서민정책에 대한 심판과 거대 여당의 독주 견제”로 승부수를 던졌다. 결국 한나라당이 승리하면 여권은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 노선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명분과 동력을 얻게 된다. 반면 야당이 승리할 경우 ‘견제론’이 힘을 얻고, 고공행진을 계속해 온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도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셋째, 여권이 역점을 두고 있는 세종시 계획 변경의 정치적 성패도 재보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와 총리실은 재보선 이후 정운찬 총리의 국회 대정부 질문 답변을 통해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특별법 수정 방안을 제시하며 수정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당이 재보선에 패할 경우 한나라당 안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와 향후 총선, 대선을 고려하며 전술적 후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반발이 가시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잠재적 대선주자들의 정치적 위상과 역할도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이 승리하면 ‘정몽준 대표 체제’는 공고해지고, 내년 7월까지 대표직을 수행하며 대선 도전을 위한 자산을 축적할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여당이 패할 경우 책임론과 함께 6월 지방선거 전 지도부 개편을 명분으로 한 ‘조기 전대론’에 무게가 실리면서 여권의 권력 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 체제의 지속 여부와 손학규 전 대표의 정치적 부활 여부가 판가름 난다. 야당이 패할 경우 정 대표 퇴진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원 장안 성적표에 따라 손학규 전 대표의 당내 위상도 부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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